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는 자치분권을 선도하고 있다. 자치분권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합리적으로 배분, 주민이 직접 정책 집행과 결정에 참여하는 길을 확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광역의회가 입법권을 활용해 제·개정하는 조례는 그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더팩트>는 경기도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우수조례를 발의, 자치분권을 선도한 도의원들을 만나 그 성과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 고양시에는 서울시 기피시설이 도내에서 가장 많다.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시립벽제묘지 등 장사시설과 하수·분뇨 처리시설인 난지물재생센터,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등 6곳이나 된다.
또 난지유수지, 은평차고지 등은 고양시와 인접한 곳에 설치돼 피해를 주고 있다.
고양시민들은 서울시민의 장례와 성묘를 위해 40여 년간 교통 불편에 시달리고, 쓰레기 악취 등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에 불과한 고양시가 특별시인 서울시의 정책을 홀로 막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명재성 도의원(고양5)은 이런 속앓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 9급으로 시작해 3급 덕양구청장까지, 고양시에서만 33년간 공직생활을 한 때문이다.
명 의원이 지난 2022년 처음 도의회에 진출, 가장 공들여 발의한 자치법규도 '경기도 환경피해로 인한 갈등 예방 및 조정 조례안'이었다.
지자체 간 기피시설로 다툼이 생기면 광역지자체인 경기도가 중재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조례다.
명 의원은 최근 경기도의회에서 <더팩트>와 만나 "갈등이 생기면 경기도가 시·군의 맏형으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면서 "도내에서는 재개발, 재건축, 신도시 개발 등도 도민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한 조례"라고 말했다.
다음은 명 의원과의 일문일답.
-오랜 공직을 한 것으로 안다. 정치에 입문한 배경은
공무원 생활 39년 중 33년을 고양시를 위해 일했다. 3급인 덕양구청장을 끝으로 퇴직했는데,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행정을 잘 아는 일꾼이 필요하다면서 도의원에 도전해 달라는 권유를 했다.
사실 공직에 있을 때는 정쟁만 하는 정치인을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아내도 처음에는 거부반응이 있었는데, 내가 한다면 시민을 위해 조례도 만들고 예산도 심의해서 잘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겼고 설득해서 출마하게 됐다.
-경기도의원으로 활동한 지 3년이 지났다. 직접 정치를 해 보니 어떤가
정치 해 볼만 하더라. 고양시에서 집행부 결산 등등 모두 다루어 봤기 때문에 어려움은 없었다. 경기도의회는 사실 국회와 다름없다. 전반기에는 상임위 활동 이외에도 민주당 정무수석을 했다. 공직에서 시의원, 민원들과 서로 중재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많이 해서 인지는 몰라도 협상력이 좋다는 평가를 들었다.
-입법 성과로는 무엇이 있나
지난해 발의한 '경기도 환경피해로 인한 갈등 예방 및 조정 조례안'이다.
서울은 인구가 줄지만 경기도는 1420만 명이 넘어섰다. 급격한 도시화와 산업화가 이어지다보니 환경문제로 인한 갈등이 많다.
고양시민들도 난지물재생센터, 서울시립승화원 등 서울시가 건립한 시설들 때문에 희생해왔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데, 광역단위의 협상 테이블이 없다는 것이 늘 아쉬웠다. 기초단체가 특별시를 상대로 할 수 있는 대응할 수 있는 권한이 사실상 없지 않나.
이제는 경기도가 맏형이니 그 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 조례의 핵심 내용이다. 경기도 차원에서 환경피해로 인한 갈등을 예방하고, 분쟁이 생기면 직접 참여해서 해소해 줬으면 하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어느덧 임기가 1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내년 지방선거 계획이 있다면
진로를 결정할 때가 됐다. 솔직하게 말하면, 고양시장 선거에 도전하고 싶다.
고양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33년 한 만큼, 고양시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또 도의원을 하면서 정치인으로서도 경험을 했다.
고양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의원, 도의원, 국회의원과 협치를 해서 대화 채널을 복원하고 중앙정부를 설득,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유능한 행정가가 됐고, 또 국회의원을 하면서 정치를 잘 하지 않았나. 저 역시 마찬가지로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고양시장에 도전하려는 경쟁자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물론 훌륭한 분들이 많다. 전직 시장님들을 비롯해 자천타천으로 7명이 넘는 것으로 알지만,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다.
행정 전문가로서의 능력과 정치인의 경험을 두루 갖춘 인재로 자평하고 싶다. 자랑 같지만, 주위에서도 높이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경기도민 여러분께 인사해 달라
지난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등으로 민생경제가 참으로 많이 어렵다. 미국의 관세정책까지 겹쳐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다.
하지만 행정과 정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서민을 위하는 대통령이 취임한 만큼,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저 역시 민생만 보고 의정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경기도민, 고양시민의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미흡한 점이 있으면, 꾸짖어주고 질책도 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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