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부천고→부천과학고 전환 '희망' 속 부천고 야구부는 '해체' 수순


과학고 전환 시 학생 수 줄어 운동부 정원도 대폭 축소

부천고 야구부 선수들 훈련 모습. /부천고등학교 홈페이지

[더팩트|부천=김동선 기자] 1985년 창단해 경기 부천시의 대표 고등학교 야구팀으로 활동해 오던 부천고등학교 야구부가 40년 만에 해체 위기에 몰렸다.

팀 성적이나 재정문제 또는 스캔들 때문이 아니라 부천과학고등학교 설립이 불러온 '불똥'이 튄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3월 부천고와 경기 성남 분당중앙고등학교를 과학고등학교 전환 설립 대상 학교로, 시흥시와 이천시를 과학고 신설 지역으로 지정했다.

한 네티즌이 지역 맘카페에 "우리 부천도 교육도시로 한층 거듭나면 좋겠다"며 환영을 나타낸 것처럼 상당수 학부모나 지역 주민들은 과학고 전환 또는 설립에 긍정적이다.

물론 교육 시민단체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반발도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 와중에 부천고 야구부가 '생존이냐. 해체냐' 하는 갈림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이다.

부천 지역의 한 정치인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천고가 과학고로 전환되면서 야구부가 해체 위기에 빠졌다. 다른 학교로 이전해야 하는데, 받겠다는 학교가 없다'는 글을 게시했다.

이에 대해 부천고 관계자는 "해체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해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그는 "과학고 전환 시 학생 모집 인원이 100명이고, 운동부 정원은 전체 입학 정원의 3%이므로, 운동부로 뽑을 수 있는 인원이 많아야 5명뿐이라 야구부 최하 엔트리인 30명을 충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학교로 야구부를 이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야구부 이전은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당장 6월까지 중학생 선수들을 스카우트해야 하는데 1년 뒤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천고 야구부 입단에 응할 선수나 학부모가 있겠느냐는 염려가 더 크다.

앞서 SNS에 글을 올린 정치인은 해당 글에서 "피해자는 야구부 학생들. 과학고 학생의 열정만큼이나, 아니 오히려 그들의 열정이 더 뜨거울 텐데"라며 "과학고 유치만 시켜놓고 야구부 문제는 신경도 안 쓰는 무책임한 어른. 그저 땀 흘려 운동해 온 학생들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글을 맺었다.

현재 부천고 야구부 선수는 20여 명이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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