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최민호의 월요아침이야기'를 통해 인구문제 심각성을 지적한 것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South Korea is over." 최근 유튜브에서 화제가 된 한 영상의 제목이다. 한국은 끝났다는 이 충격적인 문장은 단순한 자극적 표현이 아니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외면해 온 그러나 더는 피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을 통계로 직시하게 만든 경고장이었다고 그는 술회한다.
이 영상은 한국의 초저출산 문제를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23년 한국의 출산율은 0.72명, 서울은 0.55명까지 내려앉았다. 인구 유지에 필요한 마지노선인 2.1명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세대가 지날수록 인구가 급감하는 구조 속에서 오는 2060년이면 한국 인구는 30% 이상 줄고, 절반이 노인이 되며, 청년은 10%에도 못 미친다는 암울한 미래가 펼쳐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인구 구조 변화가 사회 기반을 흔든다는 점이다. 연금 고갈, 노인 빈곤, 공동체 붕괴 등 이 모든 것이 "기차 소리처럼 이미 들리고 있다"고 영상은 말한다. 문제는 우리 청년들이 아직 이 기차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최 시장은 이러한 인식 속에서 결혼 장려 정책을 직접 기획했다. '세종연결(世宗戀結)'. "세종에서 사랑을 이어준다"는 뜻의 이 프로그램은 결혼 적령기 청년들이 실제로 만남의 기회를 갖고 관계를 맺어 결국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돕는 인연 만들기 사업이다.
세종시는 평균연령이 39.1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다. 하지만 그동안 적령기의 청년들이 실제로 만날 기회가 부족했다는 것이 시장의 진단이다. 그래서 시가 먼저 나선 것이다. 지난해 80명 모집에 326명이 신청했고 올해는 무려 597명이 몰렸다. 최 시장은 "재정이 어렵더라도 예산을 늘려 인연 만들기 기회를 더 많이, 더 알차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오늘의 청년들이 결국 가난하고 외로운 노인이 된다"는 영상 속 경고를 언급하며 지금의 무대응이 미래의 참사를 불러올 것이라 강조한다. "막연히 되겠지"라는 안이한 태도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이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스승의 날이 모두 이달에 모여 있다.
최 시장은 "사랑이 가정을 만들고, 가정이 사회의 기초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어린이날 새벽, 함께 살아온 아내를 바라보며 "폭싹 속았수다(너무도 수고하셨습니다)"는 말을 되뇌었다고 한다. "사랑한다는 말이 저절로 흘러나왔다"는 고백은 인구 문제 앞에 선 정치인의 한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대목이다.
세종시의 실험은 아직 초기 단계다. 그러나 인구절벽 시대를 통과하는 한국 사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적어도 이 작은 도시에서 하나의 답변을 내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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