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쉬쉬'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유가족·시민사회 13일 기공식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식 안내 홍보물./4·16세월참사가족협의회

[더팩트ㅣ안산=유명식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13일 ‘4·16생명안전공원’ 착공식을 연다.

정치적 부담 등을 우려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사실상 공사에 착수하고도 기념행사조차 외면하자 직접 나서는 것이다.

착공식은 참사가 일어난 지 무려 10년 10개월여 만이다.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세월호참사 10주기위원회,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 등은 13일 오후 4시 16분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4·16생명안전공원 기공식을 연다고 6일 밝혔다.

기공식은 '4·16합창단'의 식전공연을 시작으로 김종기 (사)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인사말, 박승렬 4·16재단 이사장의 축사, 시공사 공사 개요 발표, 합창공연 등의 순으로 이어진다.

식순에는 관련 부처의 장관과 경기도지사, 안산시장 등의 축사도 반영됐으나 이들의 참석 여부는 미지수다.

가족협의회 관계자는 "공원 조성을 반대하는 일부 의견이 있다는 이유로 정부와 지자체가 기공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와 직접 준비하는 행사"라며 "안산시장 등도 아직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생명안전공원은 ‘세월호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정부와 안산시가 단원구 화랑유원지 내에 조성하는 추모시설이다.

지난 2021년 국제 설계공모를 거쳐 지난해 11월 공사 업체를 선정했다.

업체는 같은 달 29일 안산시에 착공계를 제출하고 해빙기에 접어드는 다음 달부터 터파기 등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준공은 2027년 상반기 목표다.

공원은 애초보다 2600여㎡ 축소된 건축연면적 7377㎡ 규모로 조성되며, 총 사업비는 509억 원이 투입된다.

가족협의회 측은 초청장에서 ‘4·16생명안전공원은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하고 생명을 존중받는 곳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희생된 아이들이 단순한 지리적 이동을 넘어서 고향인 안산으로 돌아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참사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동시에 아이들의 이름을 잊지 않고 삶과 꿈을 이어 나가겠다는 시민들의 다짐이자, ‘기억’과 ‘약속’을 되새기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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