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전 지역의 치킨집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튀김 찌꺼기에서 발생한 자연 발화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전경찰청은 대전소방본부와 함께 화재 재현 실험을 실시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전경찰청 형사과 과학수사계 화재감식팀은 대전소방본부 화재조사팀과 함께 최근 2차례의 재현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치킨 조리 후 모아둔 튀김 찌꺼기에서 자연 발화가 발생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험은 치킨집에서 사용된 기름과 튀김 찌꺼기를 37ℓ(리터) 크기의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채운 뒤 온도 변화와 화재 가능성을 관찰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튀김 찌꺼기에 남아 있는 기름 성분이 산소와 반응해 열을 축적해 약 1시간 30분 후 플라스틱 통 하부에서 불꽃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실험은 최근 3년간 대전 지역 치킨집에서 발생한 13건의 화재 중 대부분이 튀김 찌꺼기 주변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정확한 발화 원인이 불분명했던 상황에서 이번 실험을 통해 자연 발화 가능성이 입증됐다.

튀김 찌꺼기는 기름 성분과 산소가 만나 열을 축적하며, 온도가 상승하면서 연기(훈소) 단계에 접어든다.

이후 플라스틱 용기가 열로 인해 녹으며 불꽃(유염착화)이 발생, 화재가 확산되는 구조다. 이는 대전 지역 치킨집 화재 현장에서 관찰된 패턴과 일치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치킨집 업주들에게 조리 후 발생한 튀김 찌꺼기를 모아두지 말고 즉시 폐기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대전시요식업협회에 이번 실험 결과를 공유하고, 업주들에게 신속히 홍보해 화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화재 예방 수칙으로는 △튀김 조리 후 찌꺼기는 바로 폐기 △쓰레기통은 불연성 소재로 교체 △조리 공간 환기 및 관리 철저 △정기적인 안전 점검 실시 등이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앞으로 치킨집 및 튀김 요리 업소를 대상으로 화재 예방을 위한 현장 점검과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장성윤 대전경찰청 형사과장은 "주로 건조한 가을과 겨울철에 튀김 찌꺼기에서 자연 발화에 의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업소에서는 찌꺼기를 방치하지 말고 바로 폐기해 화재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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