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리단길 '한숨'…비상계엄 여파로 관광객 감소


한옥펜션 잇따른 예약 취소, 업소 최고 30% 감소
예약 취소 대부분 군인·공무원…식당가도 울상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썰렁해진 황리단길 거리./ 박진홍 기자

[더팩트ㅣ경주=박진홍 기자] 경북 핫플레이스 경주 황리단길이 비상계엄의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숙박업소 예약은 잇따라 취소되고, 관광객 발길마저 감소하는 등 연말 대목을 기대했던 상인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17일 황리단길 상가와 지역 행정기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비상계엄 다음 날부터 이곳 한옥펜션 90여 소에 대한 예약 취소가 잇따랐다. 최근까지 업소별 취소율은 각각 20〜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약 취소 신청자 대부분은 군인·공무원들의 가족 단위나 모임이었고, 일부 개인 관광객들도 취소를 하는 상황이다.

이같은 사정은 1박 주말 60만 원·주중 35만 원대 풀빌라 독채 위주인 고급 A한옥펜션과 1박 10만〜40만 원 객실 50여 개를 소유한 대규모 B한옥펜션, 객실 6개 소규모 C한옥펜션 등 모두 비슷했다.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썰렁해진 황리단길 거리./ 박진홍 기자

황리단길을 찾는 발길이 줄었다는 것은 숙박업 관계자가 아니어도 바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다.

지난 주말인 14일 기자가 방문한 황리단길 황남파출소 앞 도로는 휴일 평소 걸어 다닐 때 관광객들과의 어깨 부딪힘을 조심해야 하는 상황과는 딴판으로, 다소 한산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리단길 170여 개 식당들도 울상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상인들은 주중·주말 할 것 없이 일 매출이 최대 30%가량 감소했고, 단체 손님과 망년회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맛집으로 유명한 D식당은 "한옥 펜션 예약 취소가 많아지면 식당가 손님도 줄 수 밖에 없다"면서 "일반 관광객 수도 확연히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황리단길의 신촌부동산 김진식 대표(69)는 "비상계엄 이후 희한하게도 임대매장을 구하는 문의 전화도 모두 끊겨 버렸다"면서 "하지만 이곳은 주 관광객이 20~30대로 방학 시즌인 1·2월이 되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tk@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