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성남=유명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분당을)로 배달됐던 근조화한이 밤사이 말끔히 사라져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12일 오전 김 의원의 분당구 지역사무실 앞. 전날 늦은 시간까지 인도 한 편을 가득 채웠던 수십여 개 근조화환이 거짓말처럼 사라져 있었다.
근조화환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의 본회의 표결을 거부한 김 의원에게 지난 9일 오후부터 배달된 것들이었다.
근조화환에는 "탄핵 날리면 김은혜 아웃(OUT)", "내란의 은혜 행복해요" 등의 문구가 적혔다.
보청기 이용자협회라는 단체는 "김은혜는 아직도 바이든이 날리면입니까"라는 주장을 펼쳐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 화환들은 이날 오전 말끔히 사라졌다.
이날 오전 한 페이스북 계정에는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화환에 붙은 띠를 제거하면서 한 시민이 거세게 항의하는 모습이 게재되기도 했다.
김 의원의 사무실 앞에 배달된 화환은 성남시청이 치웠다고 한다.
민원을 받은 성남시 분당구 도시미관과가 지난 11일 오후 6시쯤 철거했다는 전언이다.
성남시 분당구청 관계자는 "도로 보행에 불편하다는 민원이 접수돼 치운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진 시장의 의지와 무관하게 민원에 따른 조치라는 얘기다.
그는 "나라가 어지럽고 국론이 하나로 통합돼야 하는데, 이런 화환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위헌·위법적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 대통령과 이를 옹호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차단한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윤 대통령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신 시장이 지시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조정식 성남시의원은 "위헌적 계엄선포에 항의하는 민심을 무시하는 폭거를 저지른 것"이라며 "신 시장이 윤석열과 김은혜를 비호하는 것은 아닌지, 진상조사를 통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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