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의정부=유명식 기자] "힘들었을 때 손을 잡아주신 김동연 도지사님이 있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귀신소리와도 같은 북한의 대남 방송으로 생업을 위협받던 경기 파주시 대성동 주민들이 서서히 일상을 되찾고 있다.
남북 갈등에서 비롯된 범국가적 문제임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해온 정부와 달리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면서다.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는 27일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에서 대성동 마을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어 북한의 대남 확성기 소음피해에 대한 후속 대책을 설명했다.
김동연 도지사가 지난달 23일 이들과 만나 한 ‘3가지 약속’의 이행 상황을 꼼꼼히 안내한 것이다.
3가지 약속은 △주택 방음시설 설치 △주민 마음의 병 및 난청 등 치유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에 임시숙소 마련이다.
도는 김 지사와 주민들 간 면담 하루만인 같은 달 24일부터 의료지원, 숙박지원 등 3개 팀으로 ‘민북마을 피해지원 비상상황실’을 꾸리고 평일 및 휴일 구분 없이 24시간 근무에 돌입했다.
특히 1개월여 만에 대성동마을 내 주택 46세대 모든 창호와 출입문을 일일이 실측해 ‘맞춤형’ 방음시설을 설계, 지난 18일 제작 공정에 착수했다.
도는 다음 달 3일부터 설치에 들어가 27일까지 모든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방음시설이 설치되면 주택 내 소음 수준이 50% 이상 낮아질 것으로 도는 기대했다. 현재 대남방송의 소음 규모는 지하철 소음과 비슷한 수준인 최대 80㏈(데시벨)에 달한다.
이와 함께 도는 대남 방송으로 인한 심리 안정을 돕고 난청 등의 치유를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캠프그리브스 내에 3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쉼터를 별도로 조성했다.
성별, 가족별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분리했고, 건강검진 차량과 마음안심버스를 투입해 무료로 심리상담과 청력검사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곳에서 치료를 받은 누적 인원만 189명에 이른다.
도는 대성동 마을 주민의 임시숙소 24개실도 같은 날부터 경기미래교육 파주캠퍼스에서 운영 중이다. 밤낮으로 지속되는 대남 방송으로부터 잠깐이라도 벗어나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거처를 마련하고 식사를 제공하라는 김 지사의 주문에 따른 조치다.
이날 오 부지사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대성동 마을 주민들은 경기도의 지원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 주민은 "우울증이 올 정도였는데,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라고 눈물을 훔쳤다.
대성동마을은 자유의 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한국전쟁 정전 협정에 따른 남방한계선 이북 비무장지대에 남아있는 유일한 남측 마을이다.
경기도가 대남 방송 피해 주민을 위해 이런 대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한 인천시도 긴급 지원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창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북측의 대남 확성기 소음공격으로 인해 대성동마을 주민들은 정신적 피해와 스트레스,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다"며 "경기도는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도지사가 지시한 세 가지 사항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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