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시가 매년 10억여 원 예산을 들여 김치축제를 벌이고 있지만 정작 광주김치에 대한 차별성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시가 광주김치를 지역의 대표 음식으로 홍보를 벌이고 있지만 축제 방문객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차별성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시는 광주김치를 광주 7미와 함께 대표음식으로 소개하며 ‘광주와 전남의 김치는 가장 풍요로운 맛과 정취를 담고 있어 전라도 김치, 광주김치라는 고유명사로 알려질 정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시는 올해도 예산 8억 원을 들여 ‘제31회 광주김치축제’에 방문객 6만 8000여 명에 김치판매 등으로 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광주김치를 하나의 브랜드로 특화시키지 못하고 홍보 부족으로 시민들과 축제 방문객에게도 이를 인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발표한 이원솔⋅김용겸 교수의 공동저자 논문 ‘광주 김치축제 품질이 방문가치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광주 김치축제를 평가하는 요소로 △축제 품질 △방문가치 △인식을 들면서 20세부터 60세 이상 광주 김치축제 방문객의 설문을 통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논문에서 시는 광주 김치축제가 축제 품질과 방문가치가 높아 광주김치 브랜드 파워를 가질 수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광주김치의 차별성은 없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들은 "시는 광주 먹거리 대표적 음식으로 광주김치를 홍보하고 있지만 대다수 방문객들은 광주김치가 대표음식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면서 "광주 김치축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축제의 규모나 명성만큼 먹거리가 뒷받침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광주김치가 타 지역 김치와 차별성이 없다"며 "R&D 예산을 투입하여 소비자 욕구에 부합하는 광주만의 독특한 김치를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논문은 김치산업 R&D 예산투입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의 김치산업 예산은 정작 줄어드는 추세다. 매년 10억 원이었던 광주김치축제 예산도 올해는 8억 원으로 진행되었고 올해 김치산업에 들인 예산도 4억 원에 그치고 있다.
북구에 사는 주부인 정모 씨(51)는 "광주 김치축제는 재료가 좋고 간편히 김장을 할 수 있어 몇 번 참여를 한 적이 있지만 (브랜드로) 광주김치라는 생각은 해 보지 못했다"면서 "단순하게 젓갈이 들어간 김치를 전라도 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구에 사는 서모 씨(73)도 "전라도 김치는 젓갈을 넣어 만드는 것"이라면서도 "광주김치가 있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광주김치는 전라도 김치 문화에서 나온 전라도식 김치는 분명하지만 광주에서 만든 김치를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하며 "시가 김치산업을 2010년에 시작해서 15년이 지났는데 매출부분에서 5.5배 정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산이 부족한 것은 아쉽지만 광주김치축제를 통해 체류형 관광에 대한 목적도 있는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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