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진주=이경구 기자] 경남 진주시가 옛 진주역 일원에 조성한 ‘철도문화공원’이 ‘2024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고 18일 밝혔다.
옛 진주역은 1923년 경전선 개통에 맞춰 설치됐다. 이후 역 일대는 오랜 세월 지역의 교통과 생활의 중심지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철도라는 교통시설 특성상 진주역을 중심으로 동·서로 도시의 단절을 가져왔다.
2012년 진주역이 가좌동으로 이전한 이후 폐역사 부지로 방치돼 왔다. 2019년 방치된 천전동 일원 약 14만㎡의 옛 철도부지에 대한 재생프로젝트를 발표, 1단계 마중물 사업으로 원도심을 되살리고 문화·예술의 거점이 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해 ‘철도문화공원’이라 명명했다.
시는 옛 진주역 부지 4만 2175㎡에 48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철도문화공원’ 조성으로 지난 100여 년 동안 물리적으로 단절되었던 동서 방향의 도시를 잇고 남북으로 뻗어나간 기존 철도를 따라 보행로를 연결했다.
시민들이 오랜 시간 공유해온 기억과 공간적 장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진주역사, 차량정비고, 전차대 등 기존의 철도시설을 비롯해 부지 내 자리 잡고 있던 100년 은행나무 등 기존 수목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식재 등을 추가해 휴식과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문화공원으로 거듭났다.
특히 차량정비고는 국가등록문화재 제202호로 등록된 건축물이며 전차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원형을 유지하고 있던 시설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그 가치가 높다.
또 기존 빈 공간의 주인이었던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인 맹꽁이의 보호를 위해 습지원을 조성한 후 맹꽁이를 이주시키면서 여름철 맹꽁이 울음소리와 함께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도심 속 생태공원으로 자리했다.
‘철도문화공원’에는 건축문화제, 진주공예비엔날레, 세계민속비엔날레, 크리스마스트리 참빛문화축제, 청년의 날 행사, 드라마 ‘연인’ 한복전시회, 캔들라이트 등 국적과 세대, 계절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속적인 문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1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닫힌 공간으로 머물러 있던 장소가 공원 조성 이후인 지난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시민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2028년 국립진주박물관(목구조, 철골구조)의 옛 진주역 철도부지 내 이전 건립까지 마무리되면 100년 전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목조건물을 한자리에서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게 된다.
공간문화대상 심사위원회는 "진주 ‘철도문화공원’은 기존 시설물을 잘 보존하고 역사를 품어가는 공원으로서 화물을 나르던 철길을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한 뉴욕 맨해튼의 하이라인 파크에 버금가는 좋은 사례"라며 "대상을 받기에 충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9월 산림청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에서도 차량정비고(조적조, 목조트러스), 일호광장 진주역(조적조, 경량목구조), 복합커뮤니티센터(중목·경량목구조, 철근콘크리트조)로 구성된 ‘철도문화공원(작품명 진주백년공원)’이 준공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된 바 있다.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철도문화공원’의 공간 사진과 영상물 자료는 26~3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2024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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