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2025년도 국비 확보를 위해 대전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6개월 만에 한자리에 모였지만 서로 기싸움만 치열하게 벌였다.
대전시는 11일 내년도 국비 예산 확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철도공사 회의실에서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조찬 간담회를 주관했다.
이 자리에는 개인 일정상 불참한 장철민 의원을 제외하고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대덕구), 박범계 의원(서구을), 조승래 의원(유성구갑), 장종태 의원(서구갑), 박용갑 의원(중구), 황정아 의원(유성구을) 등이 참석했다.
대전시에서는 이장우 대전시장과 유득원 행정부시장, 장호종 경제과학부시장, 한치흠 기획조정실장과 정재필 경제수석보좌관과 김경훈 정무수석보좌관 등 간부 공무원들이 배석했다.
비공개 간담회에 앞서 진행된 모두발언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이장우 대전시장이 설전을 벌이면서 치열한 기싸움이 전개됐다.
먼저 장종태 의원이 "지역 발전을 위해서는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상시적으로 지역 현안으로 얘기를 나눠야 하는데 그런 채널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고, 조승래 의원도 "신규 사업이든 증액 사업이든 의원들과 대전시 간의 소통이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도 "동구와 유성구의 사업들이 지나치게 많은 것 같다"며 "대전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비례적으로 다뤄야 한다. 지역적 비례와 종합적인 전략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박용갑 의원은 이장우 대전시장을 향해 대놓고 불만을 표출했다. 박 의원은 "제가 소속된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원회가 끝나기 하루 전에 시에서 자료를 제출해 예산 반영을 요구했는데 이렇게 하면 제대로 활용이 안 된다"며 "지난 9월에 국회에서 무궤도 트램 시범 도입을 위한 공청회도 가졌는데 지역의 소관 상임위 소속 의원이 아닌 여당 의원실과 공동 개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이 다르더라도 지역구 국회의원도 있고 소속 상임위원회 의원도 있는데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시 실무진들이 의원실을 방문한 횟수만 무려 211번이다"며 "실무진들이 보좌진들에게 설명했는데 보좌진들이 의원들에게 보고하지 않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매번 가서 보고할 수 없다"며 "오늘도 의원님 2명이 빠졌다. 그만큼 서로 바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박정현 대전시당위원장은 "의원 개인이 개별 안건에 대해 예산을 확보하는 기계는 아니다"라며 "오늘은 2025년도 예산 심의를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자는 자리인데 시장님이 '우리는 이렇게 했는데 너네는 뭐 했느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면 우리가 이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 후 이어진 브리핑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은 "초당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상호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며 "1년에 2번 정도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효율적인 면에서는 일부 의원들과 대전시의 생각이 조금 다른 것 같다"며 "형식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소통이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박정현 민주당 대전시당위원장은 "정례화라는 표현을 싫어하시는 것 같다. 근데 정기적으로 만나면 정례화 아니냐"며 "간담회 이후 추진되는 후속 조치들은 실무진에서 처리해 대전시의 현안을 챙기자는 취지인데 약간 이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장우 대전시장과 7명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 모두 대전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해 함께 일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그 공동의 목표를 어떻게 효율적이고 가시적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만들어가는지가 가장 중요한 시점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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