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있는 아내 감금·방치해 숨지게 한 남편…징역 2년


아내 사망 당시 몸무게 20kg 기아 상태
검찰, 징역 6년 구형

청각·지적장애를 앓는 아내를 집에 감금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청각·지적장애를 앓는 아내를 집에 감금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대구지법 형사12부(어재원 부장판사)는 감금·유기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장애를 가지고 있는 50대 아내 B씨를 대구 서구 주거지 작은방에 가뒀다. B씨는 건강도 좋지 않은 상태였고, A씨가 제때 끼니도 챙겨주지 않아 숨졌다.

A씨는 장애를 앓는 아내와 평소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 것 등에 불만을 품었다. A씨는 방안에서 B씨가 거실로 나오지 못하도록 출입문을 장롱으로 막았다. 창문틀에도 못을 박아 창문도 열지 못하게 했다. B씨가 집 밖에서 이웃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작은방 바로 옆쪽에 있는 외부로 통하는 작은 출입문에는 자물쇠를 채웠다.

그러다 지난해 1월 B씨는 사실상 유일한 출구인 작은방 뒷문으로 나와 마당으로 이르는 통로로 이동하던 중 A씨를 부르며 갑자기 쓰러졌다. A씨는 쓰러진 아내를 난방이 안 되는 작은방에 다시 옮겼다. 다음 날 B씨는 심각한 기아 상태에 의한 합병증으로 결국 숨졌다. 사망 당시 키 145㎝인 B씨 몸무게는 20.5㎏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주거지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고, 식사를 제공하지 않아 영양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을 정도로 방치했다"라며 "피고인 역시 경계성 지적장애를 앓고 있으나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피해자 남동생이 엄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사건에 대한 심리는 지난달 29일 국민참여재판 형식으로 이뤄졌다. 검찰은 B씨가 굶주린 채로 감금돼 극심한 고통 속에서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A씨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배심원은 7명 전원이 A씨의 감금 혐의에 대해 유죄로 평결했다.

다만 유기 혐의는 7명 가운데 5명이 유죄·2명이 무죄를, 유기치사 혐의는 5명이 무죄·2명이 유죄 의견으로 엇갈렸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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