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대구의 한 외국인 전용 클럽에서 동포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도정원)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41·인도네시아) 씨에 대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B(35·인도네시아)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4월 28일 오전 8시 55분쯤 대구 달서구의 한 술집에서 같은 국적의 남성 B 씨 일행과 시비가 붙었고 심하게 폭행당했다.

화가 난 A 씨가 가방에 소지하고 있던 흉기를 휘둘러 B 씨는 상해를 입었지만, 일행인 C 씨는 급소를 찔려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갈등의 원인은 인도네시아 남부 지역과 북부 지역 간 좋지 않은 지역감정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인도네시아 북부 출신이고, B 씨와 C 씨는 남부 출신으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과정에서 A 씨는 지난 2010년 11월 체류 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체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A 씨는 재판에서 "불법 체류는 인정하지만 B 씨와 C 씨를 죽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B 씨는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A 씨는 혐의를 부인하지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충분히 인정되며 범행 후 도주하고 흉기도 유기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며 "B 씨의 경우 비극적 사건의 단초를 제공했지만 B 씨 역시 중한 상해를 입은 점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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