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광주=이종행·나윤상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수년 전 매각한 토지 면적이 부동산 매매계약서에 표시된 면적보다 445.1㎡ 작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토지 매수 기업에 잔금 연체 이자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LH와 L기업은 지난 2020년 3월 24일 광주시 남구 노대동 토지 6831㎡(2066평)에 대해 131억5000만 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기업은 해당 토지를 매수한 뒤 의료업무시설(병원 등)을 지을 계획이었다. 이후 설계용역 의뢰 후 설계사무소를 통해 측량을 한 결과, 토지 매매계약서에 명시된 6831㎡가 실제 면적보다 445.1㎡(130평)보다 작은 6386㎡ 밖에 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L기업은 해당 사실을 통보한 뒤 LH와 변경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변경 매매계약'에는 해당 부지는 도로공사가 예정된 토지인데, 도로공사가 완료되면 확정측량을 한 뒤 면적 증감이 있을 땐 해당 결과에 따라 잔금을 치른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LH는 확정측량 후 확정 면적과 좌표, 정산내역, 정산금 납부 방법을 L기업에 알려야 한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하지만 LH는 지난해 1월 25일 도로공사 준공검사 승인을 받기 전에 자체 측량을 실시해 면적 증감을 정한 뒤 토지 감소분(445.1㎡)에 대한 잔금 8억 5000만 원을 뺀 나머지 잔금 14억 원을 납부하라고 사실상 L기업에 통보했다.
특히 지난해 3월 말까지 잔금을 납부하지 않을 땐 연체 이자를 부과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애초 통보일로부터 올해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잔금 연체 이자는 모두 1억 6000만 원이다.
그러나 L기업은 잔금 연체 이자를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LH가 '변경 매매계약'과 달리 공사 완료 이전에 자체 측량을 통해 토지 면적 증감을 정한데다, 측량 결과도 제때 알리지 않은 채 잔금 납부 통보일로부터 6개월 뒤인 지난해 7월 통보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도로공사에 대한 준공검사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LH 요구대로 의료업무시설 착공에 들어갔다가 추후 문제 발생 시 법적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질 수 있다는 점도 잔금 연체 이자 납부 불가를 고수하는 이유 중 하나다.
광주시 남구는 지난달 18일 '도시계획시설 사업 준공검사 관련 보완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통해 점자블럭 설치 기준 미준수와 지적경계 불부합 시공 등을 이유로 LH 측에 보완 지시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L기업 관계자는 "LH는 회사와 체결한 변경 계약대로 토지의 인접 도로공사를 조속히 준공한 이후 측량을 통해 토지 면적 증감분을 정한 뒤 잔금 납부를 안내해야 한다"며 "LH의 이기적인 행정처리로 회사는 해당 의료 시설에 대한 착공을 하지 못하면서 120억 원 이상의 재산상 손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대한 준공검사 승인은 L기업과 상관 없이 남구와 LH간의 문제로 건축사의 자문을 받아 준공검사와 관계없이 공사를 진행해도 된다고 L기업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또 "이런 이유로 잔금에 대한 이자 부분은 LH의 과실로 인한 공사 지연으로 볼 수 없다. 자체 매뉴얼대로 잔금 완납 시 해당 부분을 먼저 정산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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