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북자가족모임 대북전단 10만 장 살포 주민 저지로 무산…김동연 "정부, 전단살포 제지 나서라"(종합)


"접경지 주민 불안·고통 끝내고, 우발적 군사 충돌 방지에 모든 노력 기울여야"
납북자가족모임, 12월 드론 이용 대북전단 살포

김경일 파주시장(왼쪽 2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31일 오전 11시께 납북자가족모임 관계자를 만나 대북전단 살포를 하지 말 것을 설득하고 있다./파주시

[더팩트ㅣ파주=진현권, 양규원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31일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경기도와 함께 대북전단 살포 제지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김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오늘 저는 대북전단 살포 예고에 강력 대처하도록 긴급 지시했고, 큰 충돌 없이 전단 살포를 막아냈다. 하지만 이번이 끝이 아님이 분명하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김 지사는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수록 접경지 주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지금은 접경지 주민들의 불안과 고통을 끝내고,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기도와 함께 대북전단 살포 제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도 대북전단 살포는 적극 제지했다. 국민 안전에 있어 지금 윤석열 정부는 역대 보수정권에도 한참 못 미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지사는 "남북 모두 대북, 대남 확성기도 중단해야 한다.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한반도 긴장 고조는 남과 북 모두에게 백해무익할 뿐이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오전 11시로 예고됐던 납북자가족모임의 대북전단 살포가 임진각 일대를 가득 메운 경기 파주시민들과 시민단체 저지, 경기도·파주시 설득 등으로 인해 무산됐다.

이날 대북전단 10만 장 살포를 위해 임진각 국립 6·25납북자기념관에 모인 납북자가족모임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경기도지사와 파주시장은 납북자 문제 해결과 지속적인 북한의 도발 중단 먼저 요구하라"며 "납북자 문제는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날 예정된 풍선을 통한 대북전산 살포는 취소됐지만 납북자가족모임은 다음 달 중 드론을 이용해 대북전단 살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31일 납북자 가족단체가 임진각서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것과 관련, 도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주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경기도

반면 이 자리에 참석한 평화위기파주비상행동 관계자들은 '오지마', '날리지마', '대북전단 중단하라' 등을 외치며 납북자가족모임의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했다.

특히 민통선 마을 주민 50여 명은 농사용 트랙터 20여 대를 이용, 임진각 진입도로를 막고 납북자가족모임 관계자 등의 진입을 막았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20여 명과 경찰도 800여 명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장에 투입됐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이 자리에서 "지금, 대성동 주민들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상상하기도 어려운 끔찍한 북한의 대남확성기 공격을 받고 있다. '제발 살려달라' 절규하고 있다"며 "생존의 벼랑에선 시민의 절박한 명령에 복종하겠다. 시장으로서 대성동 주민의 생존부터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의 인권도 중요하고 납북자 송환도 소중하다. 그러나 그 정당한 목적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 수단 역시 합법적이고 또 정당해야 한다"면서 "누구도 파주 시민의 삶을 위협할 권리가 없다. 그리고 누군가 자유와 인권을 명분으로 시민의 안전과 삶을 위협할 때 이런 공격에 대항할 권리 역시 파주 시민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성중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이날 납북자가족모임이 파주 임진각서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한 것과 관련, 도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주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모든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부지사는 "오늘 오전 8시 네덜란드 현지에 있는 김동연 지사와 화상으로 연결해 긴급 영상회의를 했다. 김동연 지사는 오늘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우려하면서 5개 사항을 긴급지시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특별 지시사항은 △한반도 긴장고조에 따른 도민안전을 도정의 최우선 목표로 할 것 △안전안내 문자, 언론 브리핑 등으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적극적인 소통을 우선할 것 △비상 대응체제를 수립하고, 업무 담당자는 비상근무를 실시할 것 △도청 특사경, 파주시청,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의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 △파주 이외 대북전단 발송 가능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할 것 등이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 16일 파주·연천·김포시 등 접경지 3개 시·군을 재난안전법상 '위험구역'으로 설정, 대북전단살포 행위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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