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1.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거 참, 신기하네"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라면이 자동으로 끓여 나온다는 조리기계(크리세프, 경기도 남양주 소재) 앞에서였다. 회사 측은 김동연 지사에게 "방금 200개 계약을 마쳤다"면서 기쁜 소식을 알렸다. 김동연 지사는 환히 웃으며 "좋은 성과 내세요"라고 멀리 오스트리아에서 만난 도내 중소기업인을 격려했다.
#2. 또 다른 부스에선 빨간색의 대형 랩핑 로봇이 '윙' 소리를 내면서 빙글빙글 물체 주위를 돌고 있었다. 산업기기 제조업체인 파주 명신물산의 자동포장 기계였다. 걸음을 멈춰 선 김동연 지사의 입에서 "대단하시네요" 또한번 감탄사가 나왔다.
김동연 지사는 유럽 방문 두 번째 행보로 '수출기업인 독려'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센터에서는 제28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 전시회가 열렸다. 사실상 '비즈니스 엑스포'였다. 전시회에는 300여 개 기업이 참여했다. 이중 경기도에서는 80개 중소기업이 제품을 선보였다. 전시회에 참여하는 한국 지자체 가운데 최대 규모답게 경기도관은 수백 명의 바이어들, 현지인 관람객으로 북적거렸다.
김 지사는 전시회에 참가한 경기도 기업들의 부스를 돌며 중소기업인들에게 응원 메시지를 남겼다. 오후 네덜란드로 출국해야 하는 일정상 상징적인 부스 서너 군데만 들러 격려할 예정이었으나, 즉석에서 일정을 수정해 20군데 이상을 둘러봤다.
김 지사를 본 중소기업인들과 부스에서 통역을 하고 있던 유학생들은 계속 사진 촬영을 요청하면서 김 지사를 호출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팬’이라고 밝히면서 "힘내시라"고 건강식품을 건넨 기업인들이 다수였고, 저서인 시집을 미리 준비했다가 김 지사에게 전달한 기업인도 있었다.
김 지사는 중소기업인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모두 응한 뒤 "좋은 성과를 내시라"면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곤 했다. 경기도관에서 마주친 한 바이어에게는 "제품을 잘 살펴봐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김 지사의 당부를 받은 바이어는 "이번에 좋은 제품이 정말 많이 나왔다.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엑스포답게 김 지사가 둘러본 기업의 제품은 랩핑 로봇, 라면 조리기 외에도 다양했다.
김 지사는 둘러본 경기도 기업 부스는 △황토가 바닥에 깔린 강아지 전용 카라반(캠핑이너스, 안성) △두피관리용(탈모) 화장품(예원히스테모, 오산) △CCTV가 잘 보이게 하는 영상 개선기(그린텔, 하남) △에어비앤비 업소용 얼굴과 혈관 인식 출입통제통합보안장치(케이제이테크, 안양) △전자가격표시기(에이텍 아이오티, 성남) △가스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전기 주방기기(리나스 대성, 남양주) △추락사고 보호용 웨어러블 에어백(세이프웨어, 성남) △손으로 만지고만 있으면 마사지가 되는 기계(이온인터내셔널, 하남) 등 다양하다.
거의 마지막 부스를 돌 때쯤 '스타트업과의 만남'도 있었다. 경기도 안산의 '위튼컴퍼니'라는 부스에서였다.
회사 대표가 김 지사에게 먼저 다가와서 회사 연혁을 빠르게 말했다.
KIST-UST 바이오메디컬 박사 출신 송보경 대표는 "지금 창업 3년째인 신생회사인데 이게 첫 브랜드입니다. 일본에도 진출했고요.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위튼컴퍼니는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진이 설립한 회사로, 피부질환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의약품 및 화장품 등을 만들고 있다.
경기도관에서 스타트업이라고 밝힌 기업인과의 첫 만남이었다. 김 지사의 얼굴이 더욱 환해졌다. 김 지사는 유럽 방문 직전 미국 뉴욕주와 버지니아주를 들러 경기도 스타트업을 세일즈하고 귀국했다.
김 지사는 송 대표와 나란히 서 사진을 촬영하면서 "경기도를 스타트업 천국을 만들겠습니다. 대한민국을 스타트업 천국으로 만들겠습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전시회장 방문으로 오스트리아 일정을 모두 마치고, 네덜란드로 이동해 '반도체 외교'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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