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과학고 설립 계획 반발 확산…시민사회 무기한 농성 돌입


다음 달 공모 앞두고 "특권학교 부활하는 퇴행정책"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28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고 신설 계획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전교조 경기지부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다음 달 초 과학고 신설·전환 지역을 공모할 예정인 가운데, 시민사회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이 참여하고 있는 특권교육저지경기공대위 등 경기지역 교육 시민·사회단체 70여 곳은 28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권학교를 부활하는 퇴행정책을 철회하라"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부모의 재력이 입시에 미치는 영향력을 확대시키고 있는 과학고를 신설·확대하는 정책은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평등권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의 ‘경기형 과학고’ 구상에 대해서도 "대다수 학생을 위한 교육경비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자체에 과학고 설립 및 운영비를 떠넘기는 구조여서 지자체가 소수 학생이 다니는 과학고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면, 나머지 일반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들은 △과학고 설립계획 유예 △공개 토론회 등 공론화 △협의체 구성 등의 요구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경기공대위 등은 "임태희 교육감이 과학고 설립을 밀어붙인다면, 자신의 이념에 교육을 종속시켰다는 비난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며 "평등과 협력의 교육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교육청은 일반고를 과학고로 전환하거나 새로 설립해 운영할 시·군을 다음 달 1~8일 공모한다.

전환되는 과학고는 2027년 3월, 신설되는 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 예정이다.

과학고 신설·전환 규모는 공모 현황과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11월 말 발표하기로 했다.

선정 기준은 △설립예산 편성과 확보 △교육부지 확보 △운영예산 편성과 확보 등이다.

신청서는 ‘전환’과 ‘신설’ 중에서 선택해 교육지원청 별로 1개교를 내야 한다.

그동안 과학고 유치 의향을 밝힌 시·군은 성남, 고양, 이천, 부천, 광명, 화성, 안산, 용인, 평택, 시흥, 군포, 과천 등 12곳으로 알려졌다.

현재 도내 과학고는 경기북과학고가 유일하다.

수원에 있던 경기과학고는 지난 2010년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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