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장 민선8기 공약 '식품산업육성지원센터'…'식물센터'로 전락


개소 1년여 만에 센터장 3명 교체
비상근에 낮은 임금, 시 행사 대행이 주 업무
시 직속기관 승격 및 분산된 업무 단일화 필요

지난해 7월 인천상공회의소 4층에 개소한 식품산업육성지원센터/인천시 식품산업육성지원센터

[더팩트ㅣ인천=김재경 기자]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장의 공약사항으로 출범한 '식품산업육성지원센터(센터)'가 센터 설치 목적, 취지와 다른 인천시의 일부 사업만 위·수탁받아 수행하는 '식물센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인천상공회의소 4층에 식품산업 육성지원 정책 활성화 위한 센터를 개소했다. 센터는 민선8기 공약사항으로 국내·외 식품산업 판로 개척, 식품안전관리 맞춤형 교육 지원 등 식품 업계의 숙원 사업 해소를 위해 전국 최초로 추진한 사업이다.

센터에는 센터장 포함 6명이 근무하며, 관내 식품산업체들의 우수상품을 전시하는 홍보관과 교육을 진행하는 교육관이 설치돼 있다.

편성된 센터의 1년 예산은 인건비, 관리비, 운영비 등 총 4억 3296만 원이다.

시는 센터 출범하면서 관내 식품업체 약 6만 5000개소를 대상으로 우수식품 국내·외 판로 개척, 위생업소 영업자 및 종사자 위생교육 지원,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교육 지원, 우수식품 홍보 및 전시장 운영, 위생업소 활성화를 위한 홍보 및 마케팅 지원 등의 사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유정복 시장은 개소식에서 "‘센터’가 인천에서 생산된 우수식품을 세계에 알리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천을 글로벌 식품산업 허브도시로의 조성을 목표로 17개 특·광역시도 중 최초로 설립한 센터는 현재 시 위·수탁기관으로 전락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업무의 다양성 부재와 낮은 임금, 센터장의 근무형태 문제로 센터 오픈 1년여 만에 센터장이 3명이 바뀌었다. 센터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문제는 센터의 기구를 설치하면서 센터의 역할 범위 및 직원의 비현실적 급여 책정에 있다.

지역 내 식품제조가공업체 1200개소가 사업대상이지만 소관부처 및 소관부서는 식품안전(시 위생정책과),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지원센터(시 농축산과), 식품산업(중소기업청)으로 다원화 돼 있어 식품을 제조가공하는 업체는 각각 소관부서를 방문, 행정절차를 밟다 보니 업무진행이 늦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최근 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게 (다원화 돼 있는 소관부처 및 소관부서의) 통합 관리를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식품업체들의 불만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또 하나는 센터 인원을 구성하면서 급여 수준을 상당히 낮게 책정했다는 데 있다.

특히 센터장의 급여를 기초단체의 어린이급식지원센터장 기준에 맞춰 책정했고, 근무 형태도 비상근으로 했다. 센터장의 책임감이 결여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비현실적 처우가 결국 센터 개소 1년여 만에 센터장 3명이 교체되는 결과로 나타났으며, 낮은 예산 반영으로 전문성 갖춘 인재를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의회를 비롯한 시민단체, 식품업계는 직원들에 대한 처우개선과 함께 다원화 된 부처 및 부서를 센터로 단일화 해 업무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시의회 신충식 의원은 "소관부처 및 부서가 다원화 되다 보니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특히 학교급식의 경우 주문과 다른 축산제품이 납품되는 등 관리가 엉망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다원화 돼 있는 (소관부처 및 부서를) 센터로 단일화 해 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임승호 인천경서아이푸드파크 식품산업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식품관련 소관부서가 다르다보니 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려면 센터를 시 직속 기관으로 승격시켜 업무 창구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8기 공약인 센터를 전국 특·광역시 중 최초로 개소한 만큼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현실적인 예산 편성을 통해 전문성 갖춘 인재를 충원해야 한다"며 "센터의 기능을 확대해야 인천의 식품산업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민선8기의 화두로 민생을 세우고 있다. 식품안전 만큼 민생은 없다. 분산으로 인한 비효율적 운영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센터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게 여러 부서로 분산된 업무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체계로 조직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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