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성남=유명식 기자] 국민의힘 소속인 경기 성남시의회 이덕수 의장이 학교폭력 대책 강화를 촉구하려던 동료의원의 의정활동을 가로막고 나서 야당이 반발하고 있다.
전 국민의힘 시의원의 자녀가 학교폭력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민심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다.
2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성해련 의원은 이날부터 시작되는 제297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앞두고 ‘5분 자유발언’을 신청했다.
성 의원은 ‘학교 폭력에서 안전한 성남시를 만들자’는 내용을 주제로 발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의장은 ‘학교폭력 문제는 성남교육지원청 소관 사무에 해당돼 시정 운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성 의원의 요청을 전날 불허했다.
성남시의회 회의규칙(제31조2)이 5분 자유발언은 ‘중요한 시정 관심 사안에 대해 의견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로 규정하고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장 반발했다.
성남시가 지난 2013년부터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는 등 학교폭력과 관련한 업무가 명백한 시정 현안인데도 이 의장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정식 시의원은 "시의원 자녀와 관련된 학폭 사건으로 분개하고 있는 학부모들의 외침을 ‘입틀막(입을 틀어막는 행위를)’하려 한다"며 "학폭 발언 사전검열 한 이 의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A시의원의 자녀 등 4명이 분당구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4~6월 한 학생에게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흉기로 위협했다.
성남교육지원청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 사과와 학급교체 조치를 내렸다. 가담 정도가 덜한 1명에게는 서면 사과와 학교에서의 봉사 4시간, 나머지 1명에게는 서면 사과를 하도록 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A시의원은 지난 17일 사과문을 내고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성남 분당의 일부 학부모는 A시의원의 사퇴를 요구하며 해당 학교에 근조화환을 보내는 등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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