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성남·용인=유명식 기자] 경기지역 일부 기초의회가 후반기 의장단 선거 등을 둘러싼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부정선거 의혹 등으로 시의원들이 무더기 수사 선상에 오르고 정쟁으로 100일 넘게 원 구성을 못한 곳도 있다.
20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중원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 16명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단 2명을 뺀 국민의힘 소속 의원 모두가 기소 위기에 놓이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셈이다.
이들은 지난 6월 26일 후반기 의장선거 과정에서 비밀투표 원칙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특정 의원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사진으로 찍어 같은 당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채팅방에 ‘인증샷’을 올려 조직적인 이탈방지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당시 국민의힘은 교섭단체 간 나눠 맡던 관례를 깨고 의장과 부의장을 모두 독식했다.
반발하던 더불어민주당은 선거 뒤 국민의힘 의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성남시의회는 국민의힘 18명과 더불어민주당 14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용인시의회 역시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후보 경선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받은 정황이 드러나 어수선한 상황이다.
용인서부경찰서는 뇌물공여 혐의로 민주당 소속 시의원 2명을 불구속 상태로 지난달 검찰에 넘겼다.
이들은 당내 의장후보 선출을 앞둔 지난 6월 같은 당 의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화장품 등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자체 조사를 벌였고, 기소 여부에 따라 윤리위원회 제소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양주시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갈등으로 후반기 의장을 아예 선출하지 못해 4개월째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양주시의회 국민의힘 4명, 더불어민주당 4명 등 8명으로 구성됐다.
양당은 2년여 전 원 구성을 하면서 전반기는 국민의힘, 후반기는 민주당 의원에게 의장직을 배려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같은 당 강수현 시장에 대한 민주당의 고발 취하를 요구하며 의장직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주당이 선출한 의장후보의 교체도 요구 중이다.
이에 맞선 민주당은 시의회 본회의에 불참하는 등 의사일정을 사실상 ‘보이콧’ 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8월 강수현 양주시장이 해외출장을 가는 시의원들과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의혹이 있다며 같은 해 10월 공직선거법 위반(기부행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양당의 무한대치 속에 기초노령연금 등 필수예산이 담긴 추가경정 예산안 등 처리해야 할 민생 현안은 쌓여 민심은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다.
양주시 YMCA 등은 14일 양주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의원들이 밥그릇 챙기려 정쟁만 하지 말고 제발 시민의 세금으로 받는 녹봉 값을 하기를 바란다"며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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