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외도하는 것 같아서"…잔혹 살인 저지른 아들, 항소심도 15년

대구고등법원 전경/ 더팩트DB

[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아버지의 외도를 의심하고 살인을 저지른 20대 아들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성욱)는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2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과 A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15일 오전 10시 20분쯤 달성군의 한 고물상에서 아버지 B(60대)씨의 등 뒤로 다가가 둔기와 흉기를 사용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범행 후 112에 전화를 걸어 자수한 뒤에도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의 휴대전화에서 다른 여성과 나눈 카카오톡으로 대화와 해당 여성에게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내역을 보게 됐고, B씨가 외도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배신감을 느끼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정신감정 결과 ‘조현병으로 인한 충동조절능력 약화로 사건에 이르렀을 가능성이 크다’, ‘재범 위험성이 높다’고 나왔다.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하고, 재판부가 유기징역을 선택할 경우 20년간 전자장치 부착과 5년간 보호관찰을 받게 할 것을 요청했다.

검사는 "범행 전 모친에게 행선지를 거짓으로 이야기하고 B씨가 혼자 있는 것을 모친을 통해 미리 확인한 점에 비추어 우발적 범행보다는 계획적 범행으로 보인다"며 "검사 재직 경험 동안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사체훼손 정도가 심각한 점 등 잔혹성에 비추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은 "7년간 조현병 치료가 방치되면서 환청이 들리는 등 범행 당시 상태가 온전치 않았다"며 "가족과 친척 대부분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과 약물치료를 받으며 반성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변론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의 얼굴뼈 대부분이 분쇄 골절되고 함몰되는 등 참혹한 모습이었던 점,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 유족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참작했다"고 징역 15년을 선고하고 형 집행 종료 후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와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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