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단순한 미니게임처럼 위장해 청소년을 끌어들여 도박을 하게 만든 사이트가 적발됐다.
18일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미니게임 형태의 도박사이트 9개를 만들어 5000억 원 상당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일당 10명이 검거돼 이중 9명이 구속됐다.
또한 도박 행위에 참여한 청소년 171명에 대해서는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연계해 치유와 재활을 병행하도록 조치했다.
경찰은 지난 1월 인터넷 커뮤니티 모니터링 중 '대전에서 중학교에 다니는 자신의 아들에게 도박자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는 친구가 있다'는 한 부모의 글을 발견하고 내사에 착수했으며 추적 수사를 통해 도박사이트 운영 사무실을 찾아내 운영총책과 대포통장 공급책 등 10명을 검거하고 범죄수익금 3억 5300만 원에 대한 추징보전을 신청했다.
도박사이트 입금 계좌에서는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계좌가 발견됐고 청소년 171명 중 입금 액수가 크거나 재범인 5명은 형사입건하고, 35명은 즉결심판, 131명은 훈방 조치했다.
이 중 고등학생은 163명, 중학생은 8명이었으며, 가장 큰 금액의 도박을 한 청소년은 1200만 원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도박사이트는 축구, 농구, 페널티킥 등 게임 형태와 홀짝, 룰렛, 홀덤, 파워볼 등으로 승패가 바로 확인되는 미니게임으로 구성돼 평소 게임을 접해왔던 청소년들은 도박을 위험한 행동이라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게임이 도박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호기심이나 지인의 권유, SNS나 문자 광고를 보고 도박에 빠져든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경제적 능력이 없는 학생들이 도박을 한다는 것을 부모들이 간과해 청소년 도박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자녀들의 도박 의심 정황으로 △부모 몰래 계좌 개설 △못 보던 옷이나 고가의 물건 △스포츠 경기에 갑자기 민감해졌는지 확인 △집안 물건 중고거래사이트에 연이어 판매 △대출을 받거나 중고사기, 절도 등 불법 행동을 보이는지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볼 것을 당부했다.
특히 청소년기의 도박은 충동성과 감각추구성향이 가장 활성화돼 처벌은 회피하고 보상에만 관심을 보이는 왜곡된 신념이 형성돼 매우 위험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 대상 불법 사이버도박 근절을 위한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피의자 및 청소년 도박행위자 단속을 위한 엄정수사 뿐만 아니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과의 긴밀한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검거한 청소년 도박행위자의 재범 방지를 위한 재활·치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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