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영광=나윤상⋅이종행 기자] 10·16 재·보궐선거에서 영광군민들의 민심은 명확히 둘로 나뉜 것으로 보인다.
본투표를 하루 남겨놓은 15일 영광군은 폭풍전야처럼 고요했다.
다만, <더팩트> 취재진이 거리에서 만난 군민들은 '그래도 민주당이냐 아니면 새로운 인물인 진보당을 밀어주느냐' 사이에서 고심이 깊어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남 영광은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긴 하지만 과거 전임 군수가 2번이나 중도에 하차한 전력이 있어 군민들은 이번에는 철저히 청렴성에 근거한 인물을 지지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군민들의 이런 생각은 지난 8월 29일 조국혁신당이 영광에서 진행한 워크숍 때 내건 '언제까지 민주당이냐'는 캐치프레이즈에서도 읽을 수 있다.
당시 조국 대표는 군민들에게 "민주당보다 더 참신한 후보와 더 좋은 정책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국 대표의 이런 포부에 영광군민들은 지지로 화답했다.
영광군민 김모(68) 씨는 "민주당도 좋지만 조국혁신당의 이미지가 참신해 보여 조국혁신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군민은 장현 조국혁신당 후보의 이력을 탓하기도 했다.
거리에서 만난 한 유권자는 "장현 후보는 당을 바꾼 이력이 많고 이번에도 처음에는 민주당에서 경선을 벌였는데 탈락하니 탈당하고 조국혁신당으로 나왔다"며 "정치인이 소신 없게 보여 지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풀뿌리 선거운동을 통해 지역의 민심을 훑고 있다.
진보당은 전국 당원들이 영광에서 거주하며 농활운동을 통해 집집마다 고추따기와 식당들을 돌며 칼갈이 운동을 통해 지지를 호소했다.
법성포에서 20년 이상 식당을 운영해 온 장모(65) 대표는 "진보당원들이 가게에 와서 식당 칼을 모조리 가져가 칼갈이를 해주었다"면서 "하지 말라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주는 모습에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했다.
진보당은 민심을 훑은 선거운동에 더해 이석하 후보의 참신하고 청렴한 이미지를 앞세워 표심을 공략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재선거를 '구 인물 대 새 인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바라봤다.
지역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누구도 당선권이라는 장담을 못 할 상황이다"면서 "사전투표율이 43% 나온 것이 어디에 유리한지도 분석이 되지 않고 있을 만큼 초박빙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민주당이라는 군민들이 많지만 이번에는 진보당을 밀어 참신한 새 인물을 키워보자는 민심도 만만치 않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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