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광주 북구 중외근린공원에 개장한 아시아예술정원에 대한 시민들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예술정원 대표적 시설물인 하늘다리 전망대는 나무로 둘러싸여 전망이 보이지 않고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쉼터인 생태예술놀이터에는 식수를 위한 편의시설마저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예술정원은 지난 2020년 광주시립미술관이 중외공원에 총사업비 190억 원을 투입해 2023년 기본 및 실시설계를 거쳐 같은 해 3월 공사를 착공해 올해 9월 완공했다.
중외공원 내 5만 6200㎡ 규모로 미술관 주변 문화정원과 기존 어린이대공원 유원시설을 어린이를 위한 생태예술놀이터로 조성하고, 예술의전당과 시립미술관을 가로지르는 총 길이 347m의 하늘다리를 설치했다.
하늘다리에는 총 3개의 20m 높이 엘리베이터 타워가 있는데 이 중 가운데 위치한 타워가 전망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기대와 달리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전망은 나무로 둘러싸인 광경뿐이다.
중간 타워에서 70m 정도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위치를 옮기면 당초에는 무등산 조망권을 확보할 수 있었음에도 현재 그렇지 못한 상황에 시민들은 의아해하고 있다.
하늘다리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나오는 까닭이다.
광주비엔날레 근처에 사는 정모(67) 씨는 "광주시립미술관 타워에서 예술의 전당으로 이어지는 하늘다리 공사라면 이해하지만 중간 타워는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다"면서 "타워 하나 짓는데 드는 예산으로 다른 편의시설 공사를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이와 함께 산책 나온 30대 후반의 주부도 중간 타워를 보면서 "전망대처럼 보여 올라갔는데 주위가 하나도 보이지 않아 놀랐다"고 했다.
아시아예술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은 이 뿐만 아니다. 어린이대공원에 조성된 생태예술놀이터에는 취수를 위한 편의시설이 없어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것을 무색하게 만든다.
생태예술놀이터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광주시립미술관은 거리가 400m나 된다. 설상가상으로 광주시립미술관은 현재 카페같은 휴게시설이 없다.
그러다 보니 생태예술놀이터 개장 후에도 무더위가 한동안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처럼 나들이 나온 가족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생태예술놀이터를 둘러본 한 주민은 "올해같이 이렇게 날이 더운데 아이들과 함께 나온 공원에서 음료 자판기 한 개 볼 수 없었다"며 "계획을 세운 공무원들이 현장을 제대로 한 번이나 나왔으면 이런 행정을 할 리 없다"고 말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하늘다리 중간 타워의 역할에 대해 전망대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이를 계획한 것은 미술관 측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전망대가 나무로 둘러싸여 전망이 안 보이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나무를 보면서 걷는 콘셉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망대에 대한 계획은 도시공원위원회가 전적으로 관여한 문제로 중간 타워 위치에 대해서 미술관은 알지 못한 내용이다"고 덧붙였다.
생태예술놀이터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향후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에 대해서는 답하지 못했다.
도시공원위원회 주무 부서인 광주시 도시조성과 관계자는 중간 타워 위치에 관해 "광주시립미술관이 세운 계획에 대해 타당성만 확인해 줬을 뿐 전망대 위치는 전적으로 시립미술관이 세운 계획이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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