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시의회가 지난 11일 '국제정원박람회’와 ‘빛 축제’ 추경안을 또다시 전액 삭감한 것과 관련한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임채성 세종시의장이 단식을 벌인 최민호 세종시장을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리자, 이승원 세종시 경제부시장이 이를 반박하는 소견문을 냈다.
13일 이승원 세종시 경제부시장은 소견문을 통해 "임채성 의장님의 SNS 글을 보고 정직하게 제 의견을 올린다"며 "의장께서는 의장답게 사안의 본질과 진실에 근거해 글을 올려달라"고 반박했다.
이 부시장은 "우선 이번 최시장님의 단식은 의회가 국제행사로 정부가 승인하고 예산까지 지원 약속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에 대해 예산을 전액 삭감해 빚어진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40일이 넘도록 이를 확정하지 않고 시일을 끌면서 행사 일정상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음을 호소하였음에도 의회가 끝내 이를 묵살하고 통과시켜주지 않는 현실에 시장님이 단식이라는 몸을 상하는 극단적 호소를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의회는 13대 7의 표결로 다수당 민주당의원 전원이 부결시키고 만 것"이라며 "이것이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의장님께서는 이러한 본질에 대해서는 한마디 말도 없이 최 시장님의 '행태' 운운하면서 그에 대한 원인이나 맥락은 말하지 않고 오로지 '의심'이니 '것 같다'라느니 하는 감정적 표현을 쓰며 최시장님을 폄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과연 의회가 이러한 사안에 당론으로 정하면서까지 반대하는 것이 옳았던 것이었나. 임위에서는 통과되었던 예산이 예결위에 가서 돌연 전액 삭감된 것이 옳았던 것이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이 부시장은 "단지 '경제성이 없고 시급성이 없다'라는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님들이 주장하시는 애매한 이유가 기재부의 국제행사 선정과 행안부의 투자 심사 통과를 뒤집을 만한 합당한 근거가 있는 것이었는가 하는 것이 본질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최 시장님은 시민대토론회를 제안했고 의원 전체와 공개든 비공개든 토론회를 열어달라고 제안했지만, 의장님은 묵묵부답, 아무런 대꾸도 없었다"며 " 최시장이 정쟁을 시작했다는 지적도 시장님은 우리 간부들에게 늘 정쟁으로 비화되면 역효과가 난다고 하면서 국민의힘 시당위원장에게 전화하여 나서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따졌다.
이 부시장은 "누가 정쟁을 먼저 촉발시킨 것이냐, 민주당의 잘못을 지적하면 정쟁이냐"며 "시장의 단식을 정치적으로 폄하하면서 2026년 선거용이니 뭐니 말씀들을 하는데, 바로 옆에서 그 고뇌를 들었던 저로서는 허무맹랑한 억지로밖에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시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은 기획재정부에서 30년을 일한 제가 보아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없는 전무후무한 일 이었다"며 "국제행사로 선정되고 정부안에 국비까지 반영된 마당에 시의회가 앞장서서 예산을 삭감한 사례는 생전 처음 본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앙의 승인과 예산 반영,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 통과, 조직승인 등을 위해 집행부 공무원들이 동분서주할 때 의원님 중 누구하나 거들어 준 분 있느냐"며 "오히려 국제행사승인과 국비 반영의 반가운 소식을 듣고도 냉담해 하는 의원님들의 반응을 보고 저를 포함한 관계 공무원들은 서운함을 넘어 자괴감까지 느꼈다"고 술회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경제부시장으로서 되도록 정치적 사안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고자 했고 협치라는 정신으로 인내하면서 자제해 왔다"며 "이번 사태의 일련의 과정과 시정 전반에 관해 그 본질과 진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의장님의 글을 읽고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펜을 들었다"고 맺었다.
한편, 지난 11일 임채성 세종시의장이 93회 세종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끝나자 자신의 SNS에 '국제정원박람회’와 ‘빛 축제’ 추경안의 타당성을 떠나 예산심의과정에서 드러난 최민호 시장의 행태에 대해 몇가지 말씀을 드린다면서 포문을 열었었다.
임의장은 최민호 세종시장 단식은 '최악의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앞으로 행보가 뻔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그는 "단식으로 행정 문제를 정치화시킨 것이며, 정쟁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이 우리 의회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고, 당대표도 단식장을 찾는 등 중앙정치까지 끌어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모습이 시장이 말하는 진정성이고 협치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단식은 단순히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가 아닌, 박람회 예산 삭감을 명분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 하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최 시장은 박람회 예산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교묘한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라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예산이 통과되면 자신의 진정성과 뚝심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할 것이고, 통과되지 않더라도 단식을 통한 정치적 입지 확장이라는 성과를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임 의장은 또 "최 시장께서 말씀하신 정치는 의회가 한 것이 아니라, 최 시장 본인께서 철저한 계산 속에서 하신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스스로 만든 정쟁을 통해 의회를 극한의 대립으로 몰아넣고, 실속만 챙기는 모습이 진정성이고 협치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임 의장은 최 시장의 다음 행보는 너무나 뻔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모든 책임을 의회로 돌리고, 자신은 순교자인 것처럼 포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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