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약체험이 뭐길래? 하류 바닥 드러낸 탄천…환경단체 "이벤트 중단해야"


성남페스티벌 12~13일 탄천에서 카약체험
조정식 시의원 "자연 존중 않는 나쁜 시장"

성남시가 가동보를 작동하면서 물길이 막힌 탄천. 사진 오른쪽과 달리 보 아래 하류가 바닥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조정식 성남시의원

[더팩트ㅣ성남=유명식 기자] "자연을 도구화, 수단화한 전시성 이벤트를 중단하십시오."

경기 성남시가 탄천 상류의 물을 인위적으로 막아 카약체험 행사를 추진하면서 생태파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은 12일 성명을 내 "성남페스티벌 카약체험 때문에 작동시킨 가동보로 탄천 하류 쪽 물이 갑자기 빠져 말라버렸다"며 "물속에 사는 물고기와 치어들이 웅덩이에 갇히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탄천은 유원지가 아니라 다양한 생물들이 사는 서식처"라며 "어떻게 생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체험을 시민들에게 즐기라고 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어 "신상진 성남시장은 더 이상 명품그린도시 성남이란 말을 사용하지 말라"며 "신 시장 2년 생태하천 탄천은 품위를 잃었다"고도 했다.

탄천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흰목물떼새와 천연기념물 원앙,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정식 성남시의원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신 시장은 자연을 존중하지 않는 나쁜 시장"이라고 했다.

그는 "바닥을 드러낸 탄천은 처음"이라며 "브라질에서 생물다양성 잘한다고 큰소리친 시장의 수준이 이 정도"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신 시장이 지난 6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이클레이 세계총회‘에 참석, 탄천인공습지 조성 등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한 시책을 발표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성남시의 탄천 카약타기 홍보물./성남시

성남시는 지난 5일부터 '2024 성남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이날부터 폐막일인 13일까지는 탄천에서 카약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시는 이번 행사를 위해 탄천 상류의 가동보를 가동해 물길을 막고 1m 가량의 수심을 확보했다고 한다. "물길을 잠시 가두는 것이어서 생태계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게 시의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가동보 작동으로 하류의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냈고 서식 중이던 물고기 등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또 가동보 작동은 성남시가 강조해온 탄천의 연결성 확보와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성남시는 지난해 기능을 상실한 농업용보 15개 중 4개를 철거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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