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채은 기자] 자신의 남편과 외도를 저지른 아프리카 BJ를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대구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정승규)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등이용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A(35·여)씨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남편의 휴대전화에서 남편과 아프리카 BJ B(25·여)씨가 카카오톡을 통해 주고받은 성관계 영상을 보게 됐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B씨에게 "영상을 유포해 BJ로 활동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사를 가도록 종용하고 300만 원을 받아낸 혐의도 받는다.
재판에서 A씨는 "5년 연애를 거쳐 결혼했고 두 사람의 외도로 1년도 채 되지 않아 파경을 맞이했다"며 "외도를 목격하고 한 차례 용서도 했지만 결국 고소까지 당해 인생이 망가졌다"고 호소했다.
재판에 나온 B씨는 "제 잘못을 인정했지만, 협박을 당하던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며 엄벌을 탄원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범죄 치료 프로그램 수강·이수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B씨에게 받은 300만 원은 상간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조건으로 받은 합의금으로 보인다"며 "B씨가 겪었을 정신적 고통, 범행이 정당화될 수는 없지만, 경위에 참작할 요소가 있는 점, 재범 위험성이 없어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선고유예 이유를 설명했다.
선고유예는 형의 선고를 하여야 할 경우 선고를 유예해 두었다가 일정한 기간이 경과 하면 형이 면소된 것으로 본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는 유죄로 인정된 협박 부분에 대해, 검찰은 무죄를 선고한 강요·공갈 혐의에 대해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원심에서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이 모두 참작돼 양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B씨는 개명 후 현재도 활발히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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