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성주읍성…군청 “문제없다” vs 전문가 “설계 잘못”


성주군 '붕괴 원인 규명과 상태 조사' 용역 결과 보고회
주민들 조사 결과 불신…"붕괴 주변 크랙 더 커져"

경북 성주군 성주읍성이 7월 10일 오전 8시 쯤 호우로 인해 성벽 일부가 붕괴됐다./성주=김민규 기자

건설 전문가들은 읍성 상단부에 있는 높이 1.5m 정도인 여장을 기준으로 빗물이 뒷편으로 흘러내려 빠지는 구조라고 밝혔다. 주민들도 침수지역도 아닌데다 저수지도 아닌데 지하수위가 형성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성주=김민규 기자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경북 성주군청이 지난 7월 빗물에 무너진 성주읍성에 대해 '안정된 구조로 충실히 시공됐다'고 밝혔지만 건설 전문가들은 이에 상충되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

성주군청(군수 이병환)은 지난 7일 열린 '성주읍성 붕괴 원인 규명 및 상태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통해 "성주읍성은 성벽의 중·상단부에서 배부름 현상이 발생해 상부로, 옆으로 퍼지면서 붕괴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내놨다.

허윤홍 부군수도 "빗물이 유입돼서 형선된 지하수위가 수압을 견디지 못해 무너졌고 결국 많은 비가 와서 생긴 현상"이라고 밝혔다.

성주읍성은 성주군이 2018년 5월 총사업비 37억 4000만 원을 들여 2020년 6월 완공했지만 지난 7월 10일 오전 8시쯤 빗물에 의해 길이 270m의 성벽 가운데 부분 20여m가 붕괴됐다. 시공된 지 만 4년밖에 되지 않은 붕괴여서 붕괴 읍성 주변 인근 안전문제와 추가 붕괴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따라 성주군은 한국건설품질연구원에 ‘성주읍성 붕괴 원인 규명 및 상태 조사’ 용역을 의뢰했고, 보고회에서 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건축 구조기술사 등 복수의 전문가들은 "배부름 현상은 구배(수평선에 대한 경사선의 기울기) 이상으로 시공이 잘못되거나 설계가 잘못된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지표수 유입 건에 대해서도 지표수가 유입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고 그 전에 설계가 돼야 하는데 무너진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군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

성주읍성 붕괴 인근의 석축 부분을 두고 주민들은 예전에 비해 크게 뒤틀린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성주=김민규 기자

전문가뿐만 아니라 주민들 역시 군의 발표를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붕괴된 인근을 보면 점점 크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보인다"며 "붕괴된 주변 옆으로 석축 줄눈이 벌어진 것이 그 증거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군민 이종수(51·가명) 씨는 "당시 성주에서 내린 비로 유일한 피해가 '시공도 설계도 문제가 없다'는 읍성이라니 어이가 없다"라며 "성주읍성 설계도와 시공과 감리 관련 일지 등을 공개해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허윤홍 성주부군수는 "’성주읍성 붕괴 원인 규명 및 상태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이미 밝혔다"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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