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회 민주당, 국가정원박람회 등 예산 승인 사실상 거부


기자회견서 최민호 시장 단식 평가절하
"최 시장이 공약했던 민생 먼저 챙겨야"

세종시의회 김현옥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시의회에서 최민호 시장 단식 농성을 촉발한 국가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형중 기자

[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세종시의 국가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과 관련해 시장 단식이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세종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7일 시급한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며 해당 예산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집행부와 시의회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고 있다.

세종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세종시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민호 시장님께 단식을 멈춰달라고 호소한다"고 밝혔다.

세종시의회 김현옥 민주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여러 차례 예산의 삭감 이유와 근거를 성실히 밝혀왔는데도 최민호 시장은 단식 시위를 선언하는 등 밀어붙이기식 무리한 행정으로 갈등을 키워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이 과정에서 민생을 위한 시정과 예산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논란과 반목이 지속되어 피로감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한 "심각한 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성공 여부마저 불투명한 행사성 사업을 앞세워 시 재정을 낭비하는 것을 시의회가 갈등이 두렵다고 해서 무조건 찬성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급한 민생 예산의 우선 집행 △시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선 고려 △정원도시의 성공을 위한 단계적·체계적 준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시의회는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2026년 추진을 재고하고 장기적인 준비과정을 통한 체계적인 정원도시로서의 비전과 계획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시의회 김현옥 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오후 시의회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의 단식 농성을 촉발한 국가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형중 기자

그러면서 "언제부터 정원박람회가 세종시의 최우선 핵심사업이 됐느냐"며 "최 시장이 공약했던 시민의 삶과 직결되는 핵심사업인 KTX 조치원역·세종역, 상가 공실 문제, 청약제도 개선 등 수많은 약속을 우선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사실상 최 시장이 요구하는 국가정원도시박람회와 빛 축제 예산 심사 승인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정원박람회가 단식까지 감행할 만큼 세종시민에게 필수적인 사업인지, 모든 민생과 시정을 뒤로하고 정원박람회에만 매달리는 것이 올바른 방향의 시정철학인지,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단식을 멈춰달라"고 말했다.

앞서 최 시장은 전날 오후부터 세종시청에서 단식 투쟁에 돌입하면서 해당 예산의 승인을 위한 예결위를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의회 다수당인 민주당(20명 중 13명)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집행부와 의회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tfcc2024@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