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주도한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글로벌 축제로 도약 발판 마련


금남로·충장로 일대 등 도심 곳곳 방문객으로 북적
주민·조선대 학생 참여 '파이어아트 퍼레이드' 눈길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제21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하는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진은 임택 동구청장이 축제 참여자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 광주 동구

[더팩트 l 광주=나윤상 기자] '제21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가 시민들과 관광객의 뜨거운 성원 속에 추억의 불꽃과 열정을 되살린 대동(大同) 축제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했다.

올해 충장축제는 ‘충·장·발·光-다시 타오른 열정, 영원히 빛나는 우리’를 주제로 충장로와 금남로, 5·18민주광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동구 일원에서 열렸다.

동구는 최근 제67회 세계축제협회 연차총회 및 2024 피나클 어워드에서 ‘세계축제도시’로 지정되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이와 함께 ‘퍼레이드 부문’ 은상을 수상해 지역을 넘어 세계를 감동시킬 축제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지역주민과 조선대 학생들이 축제에 직접 참여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선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도심 곳곳이 북적, 열기를 더한 참여형 프로그램

충장축제는 금남로 메인 무대를 넘어 예술의 거리, 혼수의 거리 등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돼 도심 전체가 축제의 현장임을 실감케 했다. 특히 일자별 메인 이벤트와 감성을 자극하는 로맨스 파이어, 길 위의 스케치북, 추억의 밀가루 놀이, 아랑고고장구 플래시몹 등 다양한 체험 및 전시 행사들은 7080세대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MZ세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3~4일 이틀간 펼쳐진 제5회 동구청장배 복싱대회에서는 프로 복서와의 스파링 외에도 닭싸움, 말싸움 등의 이벤트도 열려 관람하는 재미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는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같은 날 열린 바둑대회에는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알까기와 AI 로봇과 함께하는 오목 대결 등이 펼쳐져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이 잇따랐다.

이 밖에도 혼수의 거리에서는 이색 결혼식인 ‘인생 최고의 대로’가 진행돼 임택 구청장이 축사와 성혼선언문을 낭독하고 시민들이 하객이 되는 특별한 행사도 펼쳐져 신랑·신부, 하객 모두에게 뜻깊은 경험을 선사했다.

◇주민, 조선대 K-컬쳐·기획학과 학생 참여 눈길

올해 충장축제가 이전 축제와 다른 점은 시민들과 지역 대학생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시민 주도형 축제'로 한 걸음 발돋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민들이 기획한 프로그램은 △충장로 1~3가 '충장 의상실 젊은이의 7080 코스튬' △충장로 4~5가 '명인‧명장과 함께하는 충장 레트로 체험 프로그램' △충장로 4~5가 '충장축제 Build up 추억으路 모테부러' △예술의 거리 그래피티 라이브 페인팅 △금남지하도상가 '금남지하도상가 대축제' 등으로 광주만의 문화를 담아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화합의 장을 마련했다.

또한 충장축제 활성화를 위해 축제 전 조선대학교와 공동 추진 협약을 맺고 K컬쳐공연·기획학과 학생들로 '충예 기획단'을 구성, '추억', '예술', '놀이'라는 키워드를 입힌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네 앞에선 레트로모드', '인형으로 보는 옛날 동화', '스트릿 슈퍼스타K' 등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열정을 바탕으로 축제에 젊은 활력을 더했다. 중·장년층의 참여가 주를 이뤄왔던 지난 축제와는 다르게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며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충장축제의 백미 '파이어아트 퍼레이드'

충장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파이어아트 퍼레이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더불어 화려한 불꽃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연극·무예·체육 등 15개 팀, 340여 명이 참가한 전국 경연 퍼레이드와 13개 행정동 주민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해 선보인 퍼레이드는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로 대동의 가치를 더했다.

지난해 선보인 대형수레에 주민들의 상상력이 더해진 상징 모뉴먼트를 올려 볼거리를 더했으며, 주민들이 직접 금남로부터 5·18민주광장까지 행진하며 관람객과 만났다.

파이어아트 퍼레이드의 대미를 장식한 3부 점화식 ‘불 사르다’는 타오르는 불을 바라보며 과거의 추억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는 시간을 선사하며 관람객들의 발길과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속가능한 발전 위한 ESG 실천…스마트 기술로 똑똑해진 축제

올해 축제에서는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와 재활용 무인 회수기가 눈에 띄었다.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운영을 적용한 것인데, 지역자활센터와 연계해 행사장 곳곳의 추억의 맛존과 먹거리 부스에 다회용기 세척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일회용품 사용은 줄이고 다회용품을 적극 사용하도록 지원했다.

충장축제를 찾은 방문객들도 다회용기 재사용에 적극 호응하며 환경보호와 자원절약에 동참했다. 또한 축제 장소 곳곳에 재활용품 분리수거함 17개를 설치, 지속가능한 축제문화를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금남로 일대에 설치된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서 도로 혼잡도·우회로를 시각적으로 구현해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왔다. 스마트 기술로 축제 현장의 복합 문제를 해소하고 관광객에게 미래지향형 축제 경험을 제공했다.

◇'추억의 충장축제', 더 나은 내년 기약

올해는 지난 20년간 선보여 온 축제와의 차별화를 위해 관(官) 중심이 아닌 민(民), 학(學) 등 지역 전체와 함께 축제를 준비하는 등 다양한 변화와 시도를 꾀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올해의 성과를 토대로 시민이 주도하는 대동 축제로서 정체성을 더 확고히 하고, 전 세계인의 무대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발전한 프로그램을 준비할 예정이다.

임택 동구청장은 "올해는 ‘다시 타오른 열정, 영원히 빛나는 우리’를 주제로 과거의 추억과 미래의 희망을 함께 담아내는 축제로 치러졌다"면서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는 지역을 넘어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축제를 위해 더욱 알찬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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