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빗물에 무너진 성주읍성…성주군청, 사실상 방치


손상 부위 인근 크랙 커지는데 주민 통제는 '나몰라라'
성주군청, "붕괴 원인은 조사 중, 결과 나와야 대처"

성주군청이 지난 7월 빗물에 무너진 성주읍성을 안전사고 위험에도 현장을 지금껏 방치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현장은 앞에서는 멀쩡히 보수가 된 것처럼 보이지만 대형 철제 가림판에 사진을 인쇄해 놓고 뒷면과 현장은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다./성주=김민규 기자

무너진 성주읍성의 뒤편은 인원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사고 이후 사실상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성주=김민규 기자

[더팩트ㅣ성주=김민규 기자] 성주군청이 지난 7월 빗물에 무너진 성주읍성을 안전사고 위험에도 현장을 지금껏 방치하고 있다.

당시 군청 측은 "안전진단을 의뢰하고 안전을 위해 인근을 통제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현장은 가림막과 천으로 덮어놓은 채 방치돼 있을 뿐 아니라 누구나 들어갈 수 있는 상태다.

취재진 지난 5일 현장을 찾은 결과, 빗물에 일부 구간이 무너진 '성주읍성'은 복원돼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무너진 부분에 대형 금속판을 세워놓고 표면에 성벽 사진을 프린트해 놓은 게 전부였다.

성벽 뒤편과 위쪽은 천으로 덮어진 채 붕괴된 현장이 무너진 당시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무너진 성벽 부위에는 구조물의 줄눈이 벌어지고 바닥 크랙까지 생겼다. 취재진이 현장을 살필 동안 통제를 하거나 안전 조치를 취하는 관계자는 없었다.

여기에다 부실시공 의혹과 관련해서도 성주군 측은 "붕괴 원인을 파악해 복구 절차에 들어 가는 등 성주역사테마파크 정상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붕괴된 부위 인근의 줄눈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다. 지반 침하가 진행된 것을 유추할 수 있다./성주=김민규 기자

해당 현장에는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방수포를 덮어놨지만 구멍이 나 있고 제대로 덮지 않은 부위로 빗물이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성주=김민규 기자

이병환 성주군수와 군의원들에 대한 비난도 일고 있다.

사고 발생 3개월이 지나면서 달라지는 게 없자 당시 붕괴 현장을 형식적으로 방문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재해나 재난의 경우 현장 보고서를 바탕으로 대응안이나 진상위원회를 꾸리는 것이 일반적인 것에 반해 성주군의 경우 해당 건에 대해 전문기관에 위탁한 것이 끝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공사현장과 관련된 공무원이나 관련 시공사 등에 관한 언급은 현재까지 일절 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통방식으로 그대로 재현했다는 30억 원대 성벽의 부실공사 의혹까지 더 커지고 있다. 한 건축구조기술사는 "완공한 지 4년도 채 안된 구조물이 빗물 때문에 무너졌다는 것은 공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지반과 기초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농후한데 전면 재시공이 아닌 보수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불안감도 가중되고 있다. 회사원 박성현(28) 씨는 "공사 당시 관계자들과 감리 등을 파악해 부실공사 여부를 확인하고 전면적 재시공을 해야한다"며 "200m성벽 일부가 무너졌는데 부분 보강을 한다는 것은 시한폭탄을 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허윤홍 성주부군수는 "당시 비가 많이 와서 읍성이 무너진 것"이라며 "붕괴원인을 파악하는 용역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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