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진현권 기자] 경기도가 노인의 날(10월 2일)을 맞아 2일 올해부터 본격 추진 중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다양한 노인 돌봄 정책을 소개했다.
경기도는 올해 초 학계와 현장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전담 조직인 ‘경기도 노인마음돌봄 전담 조직(TF)’을 구성하고 노인의 사회적 고립과 우울·자살·고독사 대응을 위한 정책과제 발굴을 시작했다.
2023년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노인 인구는 212만여 명(전국 65세 이상 인구의 21.8%)으로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위기 상황에서 인적, 정신적 도움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보여주는 사회적 고립도와 자살률이 너무 높다는 데 있다. 2023년 국민 삶의 질 보고서에 따르면 60세 이상 경기도 노인의 사회적 고립도는 40.7%에 달했으며, 2022년 기준 경기도 노인 자살률은 47.1명(10만 명 당 자살자 수)에 달한다.
이에 도는 누구나 누리는 주기적 안부확인·건강관리·정서 지원 서비스를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하기로 했다. 도는 지난 5월 노인 돌봄의 정책 방향을 대면 사후관리 중심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비대면 예방 관리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경기노인 AI+돌봄’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늘편한 AI케어 △AI 어르신 든든지키미 △AI 노인말벗서비스 △AI 시니어 돌봄타운 등 4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를 사업별로 보면 ‘늘편한 AI케어’ 사업은 지난 7월부터 시행됐다. 이 사업은 휴대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노인들의 안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폰 활용 케어서비스’다. 별도 돌봄 로봇이나 스마트워치가 없이 스마트폰만으로 인공지능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국내에서는 첫 시도다. 현재 65세 이상 노인 100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
늘편한 AI케어는 휴대폰 카메라에 15초간 손가락을 터치하면 혈류를 체크해 심혈관 건강 상태를 알려준다. 또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건강리포트를 작성하고 주기적으로 치매위험군 자가검사를 해 그 결과를 돌봄매니저에게 보내 관리하도록 한다.
도는 기존 복지체계가 대면 안부 확인 중심이고 주기적 건강관리 역시 취약계층만 받을 수 있는 혜택이었다면 ‘늘편한 AI케어’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 누구나 소득·연령과 상관없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AI 어르신 든든지키미’ 사업도 7월부터 추진 중이다. 학대받는 노인들을 위한 인공지능 돌봄서비스로 재학대 위기 상황 발생 시 미리 설치된 AI스피커가 음성으로 상황을 감지해 112나 노인보호전문기관을 긴급 호출하는 역할을 한다. 노인과의 대화를 통해 AI스피커가 우울감이나 고독감과 관련된 키워드를 관제센터에 알리는 역할도 한다.
도는 모니터링을 통해 고위험군을 선별한 뒤 경기도 노인종합센터에서 전문심리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도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100명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 16건의 상황이 뱔생했는데, 낙상 사고를 당한 노인이 도와달라는 신호를 보내 119 출동을 통해 병원에 이송된 일이 있었고, 우울·고독감을 호소하는 노인을 선별해 전문심리상담 기관에 연계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의 대표 노인 돌봄 사업인 ‘AI 노인말벗서비스’는 노인 돌봄 사각지대 예방을 목적으로 안부 확인이 필요한 65세 이상 도내 거주 노인들에게 주 1회 정해진 시간에 인공지능이 3분간 안부 전화를 거는 서비스다.
전화를 3회 이상 수신하지 않는 경우 당일 경기도사회서비스원 직원이 통화를 시도하고 이 전화도 안 받으면 읍면동에 확인해 직접 방문이 이뤄진다. 인공지능 전화 시 ‘살기 어렵다’ ‘외롭다’ 등 정서적·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거나 위기 징후가 감지된 경우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복지서비스 연계 필요시 경기도 긴급복지 핫라인으로 연결돼 관련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노인 1061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말벗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총 29주 동안 2만 3852건의 통화가 이뤄졌다. 올해는 노인 5000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4월부터 누적 서비스 이용 건수는 7만 1760건에 달했다. 이중 파주시 70대 독거노인으로부터 ‘집에 먹을 게 없다’라는 의사가 접수돼 주민센터로 연계됐으며, 용인시 60대 독거노인의 ‘자살출동이 생긴다’는 위기징후에 모니터링 요원이 1차 상담 후 정신건강복지센터로 연계했다.
도는 지난 6월 포천시 관인면을 ‘AI 시니어 돌봄타운’ 시범사업 대상으로 지정해 7월부터 다양한 노인 대상 인공지능(AI)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포천시 관인면의 노인 인구는 1192명(관인면 전체인구의 47%)로 도내 읍면동 중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다. 이는 경기도 전체 노인 인구 비율인 16%의 3배에 달하는 높은 수치다.
7월부터는 AI 노인말벗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며, 늘편한 AI케어도 집중 시행 중이다. 11월부터는 늘편한 AI케어 전용 앱과 연동해 의료진이 전화로 건강 및 식생활·복약 상담과 건강검진 결과 관리, 의료지원 등을 제공하는 통합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신규 제공할 계획이다.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직접 진료 예약 서비스도 제공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댁에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경기도의료원의 ‘찾아가는 돌봄의료센터’ 연계 서비스도 제공되고 있다.
김하나 경기도 복지국장은 "2028년 경기도는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게 된다. 노인 돌봄 문제는 먼 미래가 아닌 눈앞에 닥친 해결과제가 됐다"면서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기존 제도를 정비해 지속 가능하면서도 더 많은 도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돌봄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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