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천안=박월복 기자] 티웨이항공의 파리발 인천행 항공기가 약 21시간 지연된 사태와 관련해 티웨이항공이 EU261에 따른 보상을 거부했지만 이는 EU 사법재판소(CJEU)의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위반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문진석 더불어민주당(충남 천안시갑)이 국회입법조사처에 의뢰해 제출받은 'EU261 보상 관련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CJEU는 "정비 중 발견된 기술적 문제 또는 항공기 정비 실패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면책이 인정되는 사유로 간주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8월 28일 티웨이항공의 파리발 인천행 항공기의 지연 또한 Y유압유 유출에 따른 기술적 결함이었던 만큼 CJEU가 인정하는 ‘특별한 상황’에 해당하지 않으며 승객들에게 EU261에 따른 보상이 지급돼야 한다는 의미다.
EU261/2004 제5조 제3항은 '항공편 취소 또는 장기 지연이 발생했을 때 운영 항공사가 모든 합리적인 조치를 취했더라도 피할 수 없었던 ‘특별한 상황’에 의해 발생했음을 입증할 경우 보상 의무에서 면제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정치적 불안정 △항공운항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기후위기 △보안상 위험 △예상치 못한 운항 안전상의 결함 △파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CJEU는 항공기 정비와 관련된 기술적 문제, 정비 실패로 인한 문제는 ‘특별한 상황’으로 보지 않고 있다. 특히 '특정 부품의 고장은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는 본질적으로 항공기 운영 시스템과 연결돼 있으며 항공사는 극한의 기상조건에서도 항공기를 운영하며 어느 부품도 영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술적 문제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특별한 상황에 따른 면책 사유’는 관련 당국에 의해 확인된 숨겨진 제조 결함, 사보타주나 테러로 인한 항공기 손상만을 예시로 들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는 C-549/07 Wallentin-Hermann, C-257/14 van der Lans, C-832/18 Finnair 등 다수의 판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항공기 엔진 결함에 따른 항공편 취소의 보상 분쟁을 다룬 C-549/07 Wallentin-Hermann 판결에서 CJEU는 "항공기 성능 유지 실패로 인해 야기된 기술적 문제는 항공운송인의 일상적 행위로서 고유한 업무 범위에 속한다"면서 "기술적 문제가 평균적 발생빈도를 벗어나는 범위에서 발생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문진석 의원은 "티웨이항공이 국제 판례에도 불구하고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며 승객들의 피해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항공사의 경영·윤리의식과 관련된 문제로 티웨이항공이 유럽 노선을 운영할 소양을 갖췄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이어 "티웨이항공은 즉각 파리발 인천행 항공기 승객들에게 EU261에 부합하는 보상을 실시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국토부도 유럽 노선 운항 항공사들이 국제 규범을 위반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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