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태 "감사원, 국민감사청구 90% 감사 소요기간 60일 넘겨"


대통령실 관저 이전·방문진·한국방송공사 등 정치적 감사의 소요기간 유독 길어

이건태 의원 /이건태의원실

[더팩트|부천=김원태 기자] 감사원이 국민감사청구의 약 90%를 법적 처리 소요기간인 60일을 넘겨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대통령실 관저 이전 관련 감사는 '부패방지권익위법'에 따른 소요기간인 60일보다 10배 이상인 638일(약 1년 8개월)이 지나 감사를 마쳤다.

더불어민주당 이건태(경기 부천병) 의원이 30일 공개한 감사원의 최근 5년간(2019~2023) '감사원 국민감사청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출범(2022년 5월 10일) 이후 진행된 국민감사청구 중 90%에 가까운 감사의 소요기간이 60일을 경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려 638일이 소요된 대통령실 관저 이전 감사 외에도 방송문화진흥회 감사는 567일, 한국방송공사 감사는 244일이 각각 소요됐다.

소요기간이 길었던 감사의 공통점은 '정치적 감사' 의혹을 받는다는 점이다. 방송문화진흥회, 한국방송공사 감사의 경우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한 감사청구로, 시작부터 '공영방송 길들이기'용 감사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 실시 결정일 준수비율 또한 심각하다. '국민감사청구 처리규칙'에 따르면 감사실시 여부는 30일 이내에 결정해야 함에도 지난해 기준 이를 준수한 비율은 고작 20%다.

국민감사청구 감사실시 결정 소요기간(30일) 이내에 감사실시 여부가 결정된 청구는 5건, 기준일을 초과한 청구는 19건이다.

이 의원은 "감사원의 국민감사청구는 공공기관의 사무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공익을 현저히 해하는 경우를 청구대상으로 하고, 국민 300명 이상이 청구를 해야하는 만큼 기본적으로 국민의 관심도가 매우 높은 중대한 사항들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국민감사청구 처리기간·실시결정을 고무줄처럼 활용해 정권의 필요에 따라 감사권을 남용하는 것은 감사원의 핵심가치인 독립성과 중립성을 해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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