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홍준표 대구시장 발언으로 '의문의 1승' 거둬


홍 시장, 토크콘서트서 대학생에게 "대전에 가 사세요"
이장우 대전시장 "확실히 대전이 뜨고 있는 것 같다"

홍준표 대구시장. /더팩트 DB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홍준표 대구시장의 최근 발언으로 대전시가 '의문의 1승'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서는 지난 23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 참가한 한 대학생이 홍준표 대구시장과 나눈 대화 내용이 올라와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글을 살펴보면, 한 대학생이 "대구 토박이로서 대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며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인 대전이랑 (대구를) 비교하자면 대전은 지역색도 강하지 않고, 대전 출신들이 서울에 대학을 가 졸업해서 다시 돌아올 연구단지도 갖춰져 있고, 구 충남도청사나 대전역 주변 적산가옥을 보존하며 국립현대미술관 같은 것이 들어오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청년들에게는 이상적인 경제적 접근보다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생각하는데 대구에는 그 부분이 많이 부족해보인다"며 "연구와 고찰이 필요해 보이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러자 홍 시장이 "대전에 가 사세요"라며 "내가 보니 저 친구는 졸업하고 대전에 가 살 것 같은데"라고 비꼬아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어 홍 시장은 자신이 개설한 청년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인 '청년의 꿈'에도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게시물 작성자가 "시장님 저렇게 '대전에 가서 살아라'라는 것은 좀 질문자를 김빠지게 하고, 믿었던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좋은 답변은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하자, 홍 시장은 "대전과 비교하니 기분 나쁘지요. 나는 그런 말도 못 하고 상대방 기분 맞추어 주기만 해야 하나요? 자기 소신 뚜렷한 게 MZ세대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관련 글. / 에브리타임 캡처

이런 논란 때문에 오히려 대전시가 주목을 받는 셈이다.

실제로 대전시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매달 발표하는 대한민국 도시 브랜드 평판에서 8월과 9월 1위를 기록했다.

또한 이장우 대전시장도 27일 열린 '대전 0시 축제' 결과 보고회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홍 시장이 대전 브랜드를 언급하는 청년들에게 불같이 화낸 것 같은데 그게 대전을 바라보는 현상 아니냐"며 "요즘 시도지사들이 대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확실히 대전이 뜨고 있는 것 같다"고 기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정명국 대전시의원(국민의힘, 동구 3)도 전날 자신의 SNS에 대구의 청년이 올린 글을 소개하며 "도시 브랜드 평판 전국 1위의 대전의 위엄을 느낀다"며 "대전시의원으로 자부심을 느끼며 대한민국의 대전이 아니라 세계 속의 대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 지역 정가 관계자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이런 발언은 단순히 정치적인 발언으로 넘기기에는 남다른 의미가 많고, 홍 시장의 말 한마디로 대전시가 의문의 1승을 거둔 것이다"며 "타지역의 청년 입에서 직접적으로 대전의 브랜딩이 언급되고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소개될 정도면 대전의 위상이 상당 수준으로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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