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인천=김재경 기자] 민선8기 유정복호가 출범 후 2번째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했다.
시가 특정 사안에 대해 두 차례 감사를 실시하는 건 이례적으로 이번 특정감사는 지방보조금 부정수급 방지와 함께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진행했다.
시는 지난 2022년(8월~9월)에도 주민참여예산 운영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주민참여예산 사업 선정과 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 운영 부적정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이번 감사는 민간단체 보조사업자 및 민간위탁사업자에 지급된 보조금의 실제 집행 과정의 적정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사했다.
시가 25일 발표한 감사결과를 보면 특정 단체의 관련자들이 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지원센터)를 설치하고, 해당 단체가 지원센터의 민간위탁사업자로 선정된 뒤, 관련자를 셀프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들은 다수의 관련자들을 지원센터의 민간지원관, 강사, 운영위원, 자문위원 등으로 선정해 수당 등 인건비성 예산을 지급한 사실과 함께 주민참여예산 관련 활동이 없는 자를 강사로 선정한 사항과 강사수당의 허위 지급 의혹 및 과다지급 사항을 확인했다.
시는 민간단체 보조금 지원 사업 및 심의위원 불공정 선정에 대한 사실도 밝혀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추진된 평화도시조성 공모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 2019년도에 구성된 제1기 평화도시조성 위원회의 민간단체 소속 위원의 제안으로 남북교류협력기금(’기금)에서 3억 원이 신규 편성돼 사업이 추진됐으며, 이 과정에서 특정 민간단체 주도로 공모사업이 추진하게 된 것으로 판단했다.
또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공모사업 심의위원회(총 30명 구성)에서 17개 민간단체의 33개 사업을 선정해 총 9억 1500만 원을 지원했는데 이 중 민간 심의위원 7명이 속한 7개 단체는 14개 사업에서 매년 탈락 없이 4억 3500만 원을 지원받았다.
특히, 이 민간위원들의 임기 종료 후인 2023년 공모사업에는 2개 단체를 제외한 5개 관련 단체가 공모에 신청하지 않는 등 선정 과정의 공정성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당초 계획된 사업이 취소되거나 축소돼 목적 달성이 불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유사한 공모사업이 지속적으로 선정·지원됐다.
일부 사업은 시민 강좌·행사로 제한되었음에도, 실제로는 기행 등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탐방형 사업이 포함돼 선정·지원됐으며, 보조금 집행 과정에서도 증빙자료 부재, 부당한 내부 거래, 계약 절차 위반 등으로 특정 업체 및 그 임직원에게 직접 대가가 지급되는 부적정한 집행이 확인됐다.
<더팩트>가 확보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20년 2억 6400만 원, 2021년 13억 9200만 원, 2022년 26 억6600만 원 총 43억 2400만 원을 주민자치회 간사 활동비 및 읍·면·동 주민자치회 운영비로 지급했다.
지난 2021년 7월 13일 시행된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지방보조금법) 제6조 제2항을 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법령에 명시적 근거가 있는 경우 외에는 지방보조금을 운영비로 교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법률 제37조(벌칙)에는 거짓 신청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지방보조금을 교부받은 자 또는 그 사실을 알면서 지방보조금을 교부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적어도 시는 이 법률이 시행된 이후인 2022년도에는 운영비 및 인건비를 교부하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시는 2022년에 26억6600만 원을 주민참여예산 보조금 사업으로 집행했다. 지방보조금법을 위반한 것이다.
시는 감사 결과 적발된 위법 및 부당사항에 대해 보조금 환수 조치를 포함한 다양한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보조금 집행 관리 소홀 및 부당한 계약 절차 위반 등 재발 방지를 위해 시정 및 경고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민간위탁사업 및 보조금 선정·집행과 관련된 의혹 사항에 대해서는 수사 요청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정사업의 건전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개선하고, 향후 지도·감독을 강화하여 보조금 등 예산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자료준비가 완료되는대로 사법당국에 수사의뢰해 그동안 잘못 집행된 부분에 대해 바로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하다 보면 (시가) 밝혀내지 못한 특정단체, 특정인들이 밝혀지게 될 것이고 그러면 (전임 시장 포함) 누군가는 책임지고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사회단체는 민선7기 당시 불법·편법으로 집행된 주민참여예산에 대해 사법당국이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천경실련은 26일 성명서를 통해 "인천시는 ‘민간단체 보조금 집행실태 특정감사’ 결과에 따라, ‘주민참여예산, 남북교류협력’ 등을 빙자해 사적 이익을 추구한 민간단체와 관련자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 의뢰해야 한다"며 "수사당국은 이미 고발된 관련 사건을 즉각 재개하고, 인천시의 ‘주민참여예산‧남북교류협력기금 관련 민간단체 보조금 집행 실태 특정감사’ 결과도 조속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nfact@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