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김천=박영우 기자] 경북 김천시가 ‘음주운전 뺑소니’ 혐의 등으로 지난 6월 구속된 가수 김호중의 이름을 딴 ‘김호중 소리길’에 논란 이후에도 수천만 원의 추가 예산을 투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5일 <더팩트> 취재에 따르면 김천시는 김호중의 음주사고 논란 이후에도 6000여만 원의 예산을 들여 ‘김호중 소리길’ 도색 공사를 진행했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시민들은 구속까지 된 김호중의 이름을 딴 도로에 시가 세금을 사용한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김천시는 2021년 2억 원을 투입해 김호중 소리길을 조성한 뒤, 매년 약 3억 원의 추가 예산으로 유지·관리를 해왔다. 그러나 김호중의 범죄 경력으로 인해 소리길 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천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원합니다’, ‘아이들에게 유해한 김호중길 철거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는 등 도로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김천시가 거짓 해명을 했던 것으로도 나타났다.
시 관광진흥과장은 올해 김호중 소리길에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다고 밝혀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 3월에도 세 차례에 걸쳐 1300여만 원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민들은 거짓 해명 자체가 세금이 부적절하게 사용된 걸 인정하는 게 아니냐며 김호중 소리길 철거를 더욱더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다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은 시가 주장하는 ‘연간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소리길 조성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실질적인 효과도 미미하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김천시 관계자는 "철거에 대한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가수 김호중의 재판 결과를 지켜본 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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