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진주=이경구 기자] 경상국립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은 23일 가좌캠퍼스 고문헌도서관에서 ‘진양하씨 송정·회봉 문중 고문헌 기증식 및 전시 개관식’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경상국립대 권진회 총장, 하우송 전 총장, 권순기 전 총장, 이석배 고문헌도서관장, 송정·회봉 문중 후손인 하동준·하병동 씨, 한문학과 교수, 지역민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진주시 수곡면 사곡리 송정 하수일 문중과 회봉 하겸진 문중은 문중에서 소장해 온 고문헌 2500여 점을 고문헌도서관에 기증했다.
송정 문중 후손 하동준 씨는 지난해 3월 목판(문화유산) 114점, 지난 8월 고서 152점을 기증했고 회봉 문중 후손 하병동 씨는 2022년 5월 고서 1900점, 11월 고문서 351점을 기증했다. 모두 2517점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기증한 고문헌은 분량이 방대하고 종류도 다양해 경남지역 남명학의 계승 양상과 진주권역 선비가의 학문과 사상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문헌도서관에서는 기증받은 고문헌을 ‘송정문고’와 ‘회봉문고’로 지정해 관리한다.
대학에서는 두 문중이 기증한 자료를 선별해 10월 31일까지 고문헌도서관에서 ‘기증의 명예와 보람’이라는 주제로 전시한다.
송정 하수일(1553∼1612)은 남명 조식과 각재 하항으로 이어지는 남명의 학문을 계승해 이를 다시 겸재 하홍도에게 전수함으로써 남명학파가 형성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경남의 3대 누정이라고 하는 촉석루, 영남루, 환아정의 기문을 지을 정도로 학문과 덕망이 뛰어난 인물이다.
회봉 하겸진(1870~1946)은 송정 하수일의 11대손으로 면우 곽종석 문하에서 수학, '회봉집' '동유학안' 방대한 저술을 남겼다. 1918년 파리장서 사건과 1926년 유림단 사건에 연루되어 두 차례 옥고를 치렀으며 해방 후에는 독립유공자로 인정되어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받았다.
권진회 총장은 "경남지역 고문헌이 한곳에 모여 체계적으로 보존·연구될 때 우리 문중, 우리 지역, 나아가 우리나라 역사 연구가 풍부해질 것이다. 연구가 풍부하게 되면 국민의 자부심도 커질 것이다. 지역 고문헌 보존과 연구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석배 고문헌도서관장은 "기증 고문헌을 공개해 연구와 교육에 널리 활용하고 남명학파 계승에 큰 역할을 한 송정 하수일 선생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저술을 통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자 했던 회봉 하겸진 두 선생의 업적과 정신을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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