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포항=오주섭·최대억 기자]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포스코 구내식당 이용권이 장당 '23원' 저렴한 암표로 재판매되고 있어 포스코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스코 측은 "협력업체 직원들이 재판매하는 것이어서 막을 방법이 없다"며 황당해하는 분위기다.
12일 포스코의 단체급식을 맡고 있는 포스웰에 따르면 자체 판매 식권은 포스코 정규 직원과 협력업체 대표에게만 한정해 유통되며 재판매가 불가능하다.
식권을 구매한 협력사 대표들은 직원들에게 식권을 배분해 그 식권으로 포스코 구내식당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포스코 정규 직원의 한 끼 식사비는 4500원으로 포스웰로부터 직접 구매하거나 사원증을 태깅(월급에서 공제)해 후불제로 사용이 가능하다.
반면 협력업체 직원들은 반드시 식권을 구매해야 식사가 가능하며, 포스코 정규 직원들보다 450원 더 지불하는 형태로 4950원에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스코 정규 직원 식권보다 23원 싼 4477원짜리 암표 식권이 등장한 것이다.
현재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포스코 구내식당 식권 67장 묶음이 3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식권 67장 묶음으로 비교하면 정상적으로 판매되는 포스코 정규 직원 식권보다 1500원이 싸고, 협력업체 직원 식권보다는 3만 1650원의 이득을 보게 되는 셈이다.
취재 결과, 이같은 식권 암표 거래가 제보로 드러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서 포스웰이 똑같은 유형의 상습적인 식권 암표 거래 행위를 인지한 것은 작년부터였으며, 실제로 부당이득을 챙긴 사례를 여럿 적발하고도 대처에 소홀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웰 측에선 이런 부정 거래를 막기 위해서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중고거래 플랫폼에 신고 조치를 하고 있으며 신원이 확인된 식권 소유자에게 주의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포스웰 관계자는 "해당 중고거래 플랫폼 업체에도 여러 차례 건의를 했지만 개인 사용자 간의 거래를 제지할 수단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면서 "식권에 고유번호가 있어 구매자 식별이 가능해서 각 협력사 식권 담당자한테 식권 재판매 내용을 공유해 재판매 근절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부인은 아예 구내식당 출입이 불가능하지만 협력사 직원들의 경우 근무 중이 아니더라도 식당 출입은 가능하기 때문에 식권을 이용하는 것 같다"며 "협력업체 직원들은 근무가 없을 때는 해당 업체 대표에게 식권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없는 등 여러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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