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소싸움경기장에서 싸움소에게 받힌 70대 A 씨가 중상을 입은 것과 관련, 미온적인 대처를 한다는 지적을 받은 경북 청도군이 결국 A 씨 측으로부터 고소당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12일 A 씨 측에 따르면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이 사고 발생 이후 책임을 회피하고,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아 지난달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 씨 측은 "학교 운동장이나 지자체 운동기구를 사용하다 다쳐도 과실이 인정되는데 청도군이 책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사고 당시 청도공영사업공사가 군민에게 (소싸움경기장) 개방을 한 데다 안전관리원 배치와 관련 주의를 다하지 못한 것을 확인하고 고소장을 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 사건은 지난 4월 싸움소 '황두'의 경기장 적응 개방훈련 중 황두가 주인 A 씨의 복부와 허벅지를 여러 차례 들이받으면서 발생했다. 당시 인근에 있던 다른 소 주인들이 A 씨를 구하려고 했지만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는 폐쇄회로(CC)TV가 공개돼 지역 내 파장이 일었다.

당시 소싸움경기장 관리주체인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이 A 씨를 병원으로 이송 조치하고 청도군에 보고를 한 뒤부터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은 "사업주들이 부탁해서 (소싸움경기장을) 개방한 상황인 데다 안전사고에 대한 서약서를 받았기 때문에 보험 처리는 물론 군 측에서 지원할 근거가 없다"고 밝혀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해당 소싸움경기장은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운영 관리·감독하는 곳으로 시설 안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사고에 대비해 이들이 안전조치를 취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안전사고 서약서와 사업주의 개방 요구가 있었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고, 사고 발생 당시에는 당직자조차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와 관련해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사망 사고까지 예측이 가능한 상황인데 책임 회피용 서약서 한 장으로 면피하려는 공사나 이런 사실을 알고도 모르쇠로 일관한 청도군의 대처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공용물 내부의 안전관리 감독을 하지 않은 것이 명백하게 드러난 만큼 안전관리 감독 위반으로 경찰 조사부터 받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도군과 청도공영사업공사 측이 이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자 결국 피해자는 고소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싸움소에 받혀 중상을 입은 A 씨는 현재까지 병원에 입원 중이며, 하반신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데다 한 달 500만 원이 넘는 막대한 치료 비용을 스스로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도군 관계자는 "고소가 된 것을 확인했고 경찰이 요청하는 자료는 다 제출할 것"이라며 "현재 조사 중인 관계로 군에서 입장을 낼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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