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전주=이경선 기자] 전북도가 삼성전자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가 도내 제조현장에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들은 수십 년간 국내외 제조현장에서 활동해 온 기술‧혁신 멘토들의 도움을 받아 생산공정을 완전히 탈바꿈시키고 있다.
12일 도에 따르면 올해 사업 대상인 70개 기업 중 11곳의 제조 현장이 혁신과정에 돌입했다.
참가기업의 15% 정도가 사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정도이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의 ‘초격차 DNA’가 도내 기업에 이식되면서 기업들이 그 효과를 체감하고 먼저 입소문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 출신의 멘토들은 기업들이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현장을 점검하며 최적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들은 멘토들의 조언에 따라 제조현장을 개선하고 혁신계획을 발표하는 킥오프(Kickoff) 회의를 도와 지자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최하고 있다.
도에 따르면 킥오프를 완료한 기업들 대부분이 이번 사업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생산성 중심, 현장 중심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창의적인 개선안이 제시되는 데 놀라고 있다.
40년간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멘토그룹장으로 활동 중인 김정국씨의 말처럼 "1초를 줄이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았던 삼성의 노하우"가 도내 중소기업에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김정국씨를 비롯해 30명으로 구성된 기술, 혁신 멘토들은 삼성전자에서 생산성 제고를 담당했던 제조 현장의 달인들이다.
이들은 3인 1조로 대상기업을 방문해 1~2주 동안 과제 발굴에 돌입한다.
과제 찾기가 완료되면 6~8주간 기업에서 동고동락하면서 현장개선에 나선다. 도와 지자체는 멘토들이 제안하고 기업이 동의한 혁신 개선안을 도입할 수 있도록 사업비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장에서 단련된 달인들이 매서운 눈으로 관찰해 내놓은 개선안은 분야와 업무를 가리지 않는다.
생산공정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시스템 구축과 같은 지능형 공장 도입에서부터 공간 배치와 설비 관리, 노동환경 개선 등 기본적인 혁신 활동까지 개선안에 담겼다. 출근 후 차를 마시며 잡담을 나누던 자투리 시간에 하루 업무를 함께 계획하고 준비하는 조회를 도입하라는 개선안을 받은 기업도 있다.
또한 판로개척을 돕기 위해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삼성전자 임직원 전용 쇼핑몰 입점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는 참여기업들의 의욕도 북돋우고 있다.
도에 따르면 달라진 공장의 모습에 만족한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추가 투자를 하고, 도내 모든 기업이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자체 기금을 조성하자는 제안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 프로젝트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혁신 열풍에 대해 김관영 도지사는 "어려운 여건에도 자체 사업으로 이 사업을 도입한 이유가 바로 우리 안에서 혁신의 열기를 불러일으키자는 것이었다"면서 "제조 중소기업이 스스로 혁신의 선두에 합류하며, 성장의 결실을 더 많은 중소기업과 나누는 사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올해 70개의 기업을 포함해 99억 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300개의 스마트공장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참여기업들은 유형에 따라 4000만 원에서 1억 6000만 원까지 사업비의 80%를 지원받을 수 있다. 도는 참여기업을 대상으로 연말 성과 발표회를 개최하고 우수기업에 표창을 수여하는 등 삼성발(發) 제조혁신을 도내 기업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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