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경기도교육청이 과학고등학교 추가 설립을 위한 공모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 규모를 심사 기준으로 내세워 지역 서열화 우려를 낳고 있다.
'부자 동네'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 도내 시군간 교육 격차마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권교육저지 경기공대위를 비롯한 경기 교육·시민사회단체 70여 곳은 12일 성명을 통해 "도교육청이 구상하는 '경기형 과학고'는 지자체 자체 재원 등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과학고는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받아 신설하지만, 도교육청은 지자체 돈으로 설립·운영하도록 공모 기준을 설정했다는 얘기다.
공대위 등은 이와 관련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비용을 조달할 여력이 되는 재정자립도가 우수한 대도시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지역 격차를 줄인다는 과학고 설립이 오히려 지자체 서열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교육청은 11일 일반고를 과학고로 전환하거나 새로 설립해 운영할 시군을 11월 1~8일 공모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환되는 과학고는 2027년 3월, 신설되는 과학고는 2030년 3월 개교 예정이다.
평가 기준은 △학교설립(40점) △학교 운영(30점) △교육과정(30점) 등 3개 영역, 20개 지표다. 세부 지표에는 △설립 예산 편성과 확보 △교육 부지 선정과 확보 △학교 운영 예산편성과 확보 △교육시설 확보 등이 반영됐다.
도교육청은 13일 과학고 유치를 희망하는 시군과 교육지원청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다.
그동안 과학고 유치 의향을 밝힌 지자체는 성남, 고양, 이천, 부천, 광명, 화성, 안산, 용인, 평택, 시흥, 군포, 과천 등 12곳에 이른다.
성남은 과학고 설립 예산을 700억 원, 부천은 800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대위 등은 "아이들의 차별과 서열화가 단순히 과학고와 일반고의 학교 서열뿐만이 아니라 사는 지역으로 확대돼 '출신 서열'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끔찍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며 "추악한 어른들의 정치 놀음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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