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김형중 기자] 최민호 세종시장의 역점 사업인 '세종 빛 축제'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등이 세종시의회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험난한 길을 예고했다.
11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제91회 임시회 3차 본회의를 열고 시가 제출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해 예결위의 심사대로 12개 사업에 24억 7943만 원을 삭감했다.
삭감된 예산은 '세종 빛 축제' 개최를 위한 문화관광재단 출연금 6억 원을 비롯해 '국제정원도시박람회' 조직위 출연금 14억 5200만 원 등 최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예결위는 심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논의와 검토를 진행했으며 최종적으로 12개 사업을 감액하고 15개 사업을 증액해 수정 가결했다.
이로써 '세종 빛 축제'는 최 시장 취임 이후 지난해 처음 열린 겨울 축제로 1년 만에 폐지되게 됐다.
오는 2026년 4∼5월 세종중앙공원 일원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정원도시박람회'도 최 시장의 역점 사업으로 정부로부터 국제 행사 승인을 받아 77억 원의 국비까지 확보했지만 예산 전액 삭감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예결위는 지난 5일 추경안 심사를 마무리해 본회의에 올릴 계획이었으나 '세종 빛 축제'와 '국제정원도시박람회' 등에 대해 의원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주말과 휴일까지 회의가 이어졌다.
최 시장이 예결위원들을 만나 예산 통과에 협조해 달라고 했으나 결국 삭감을 막지 못했다.
시의회 예결위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의 경우 타당성과 효과성이 결여됐다고 지적했고, '세종 빛 축제'도 사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이며 시의회는 전체 20석 가운데 13석을 민주당이 점하고 있다.
예결위는 대중교통 정액권 이응패스 사업비 14억 5000만 원도 삭감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카드 발급이 시작된 점 등을 고려해 예산을 반영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호 시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역점사업 예산안 삭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 시장은 "빛 축제와 정원도시박람회는 단순 행사가 아닌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시민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여러 차례 협조를 요청하고 미진한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했음에도 예산을 전액 삭감한 의회의 강경한 입장에 절망감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원도시박람회는 국제 행사 승인을 받고 국비 지원도 확정됐는데, 시의 예산이 편성되지 않음으로써 세종시의 대외 신뢰도를 하락시키고 향후 국비 지원도 어렵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며 "이 사업들은 제 공약이어서가 아니라 세종시의 미래 먹거리이자 시민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힘을 줬다.
그러면서 "집행부와 시의회 모두 민주주의 정치의 기본이 협치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며 "오늘의 갈등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면서 협치와 소통의 길을 가다듬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시의회는 제9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를 열어 조례안 및 추가경정예산안 등 총 113건의 안건을 처리하고 회기를 마무리했다.
충청광역연합의회 연합의원으로 김광운·김현미·박란희·유인호 의원을 선임했다.
또한 이날 본회의 의사일정 변경을 통해 ‘2024년도 세종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2024년도 세종시 기금운용계획변경안’ 등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관 2건을 처리했다.
당초 제91회 세종시의회 임시회는 8월 26일부터 9월 9일까지 15일간 열릴 계획이었으나, 9일 제2차 본회의 의결을 통해 9월 10일까지 회기를 하루 연장해 운영됐다.
16일간 이어진 제91회 임시회 회기를 마친 세종시의회는 오는 10월 11일부터 제92회 임시회를 열어 조례안 등을 심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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