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성남=유명식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종식됐지만, 전국의 지방의료원들은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담병원으로 역할을 수행하면서 흑자였던 지방의료원들까지 손실이 늘어 존폐위기에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성남) 국회의원이 지난달 30일 낸 성남시의료원과 관련한 토론회 자료집에서 나영명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은 이 같이 내용의 발제문을 냈다.
1일 나 실장의 발제문을 보면 전국 35개 지방의료원의 지난해 외래환자수는 전년보다 무려 13.9%나 감소했다. 이 시기 외래환자수가 줄어든 곳은 29곳(82.8%)인 반면, 늘어난 곳은 6곳(17.1%)에 불과했다.
병상 이용률도 2022년 34.3%에서 지난해 42.9%로 8.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 지방의료원의 평균 병상이용률 81%의 반토막 수준이다.
인가 병상 수 역시 2022년 총 1만 91병상에서 지난해 9670병상으로 421병상이 줄었다.
그나마 실제 운영된 병상은 지난해 7886병상에 그쳐, 2022년 8397병상보다 되레 511병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0~2021년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맡으면서 병상 수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지방의료원의 진료역량이 훼손된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나 실장은 지적했다.
의사인력 부족 현상도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의료원 전문의 수는 2022년 1094명(공보의 68명), 지난해 1116명(공보의 58명)으로 기관당 평균 31~32명 수준에 그쳤다.
의사가 부족하고 병상 가동률 등이 떨어지면서 경영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지난해 지방의료원의 당기순손실(적자)은 총 3156억 원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당기순이익(흑자) 292.7억 원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3448.7억 원에 달했다.
2019년 흑자를 냈던 기관이 17곳이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단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손실은 2019년 1437억 원에서 지난해 5770억 원으로 4333억 원 가량 늘었다.
기관 당 평균 손실액은 123.8억 원에 이른다.
나 실장은 "코로나19 대응의 최전선에 헌신한 지방의료원들이 환자 이탈과 병상 가동률 저하, 의사인력 이탈 등으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지역거점공공병원의 기능 붕괴, 임금체불 등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방의료원의 붕괴된 진료역량을 재건하기 위해서는 전면적인 기능 회복 지원과 필수의료 제공이 가능한 시설, 장비, 인력 등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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