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컵라면 격노’ 영상이 경기도의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27일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의회운영위원회 이은주(구리2)·경제노동위원회 이상원(고양7) 의원이 김 지사의 ‘컵라면 격노’ 영상과 관련해 경비 내역과 영상회의록, 영상 관리주체 등에 대해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지사의 영상이 도의 설명처럼 연출이 아닌 통상의 회의록 일부인지, 컵라면을 끓여오라고 요구한 당사자는 실제 누구인지, 누가 컵라면을 구입했는지 등을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이은주 의원은 "식사를 거른 상사를 챙기려 한 직원에게 화를 내기보다는 칭찬해야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고 본다"며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에 대한 철학은 공식회의 석상에서 강조하고 정책으로 추진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금이나 비서관의 사비로 컵라면을 구입했다면, 도지사가 대우를 받으면서 ‘갑질’을 한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상원 의원은 "촬영한 각도 등에 미뤄 해당 영상은 연출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데도 경기도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며 "도지사 주재 회의를 영상으로 촬영, 남기고 있다는 대변인의 발표가 실제인지 확인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의원 등은 도의 자료를 받아 분석한 뒤 다음 달 2~13일 열리는 도의회 임시회에서 추궁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김동연 격노!!! 그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서 김 지사는 라면을 끓여온 여 비서관을 향해 "(자기) 일을 하지, 왜 이런 일을 하느냐. 누가 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크게 화(?)를 냈다.
여 비서관은 계속된 회의로 점심을 거른 김 지사를 위해 라면을 끓여왔지만 야단을 맞은 셈이 됐다.
도는 이 영상에 대한 연출 논란이 일자 대변인 명의의 자료를 내 "해당 영상 속 회의는 3~4개월 전 촬영한 영상"이라며 "도지사 주재 공식 회의는 기록 및 공유를 위해 촬영을 한다"고 해명했다.
또 "당시 회의도 촬영을 맡은 비서관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일부를 공유한 뒤 보관 중이던 것"이라며 ‘그림자 노동’을 없애기 위한 의도로 영상을 게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자 노동은 대가 없이 임금 노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림자처럼 존재하는 노동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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