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l 광양=문승용 기자] 전남 광양시가 52억 원을 투입하는 미디어아트 조형물 제작·설치 사업이 참여자 제안서 평가를 10여 일 앞두고 '특정 업체가 이미 내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일부 업체가 반발하고 있다.
27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광양시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특화 공간 활성화를 위해 광양읍 인서리 일원에 △예술문화 △생태문화 △쇼핑문화 △음식문화로 단절된 4개의 특화 공간을 연결하고 도립미술관과 광양예술창고를 연계한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광양읍 미디어아트 및 조형물 제작·설치(미디어아트) 사업’ 제안서를 내달 3일까지 접수받는다.
시는 미디어아트 사업을 위해 지난 3월 13일 1차 사전 규격 공고를 시작으로 이틀 뒤인 3월 15일 평가위원을 공개 모집했다. 지원서를 낸 평가위원 중 21명을 우선 선정한 뒤 최종 7명을 선정하는데 이번 사업에는 400여 명이 지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2일에는 2차 사전 규격 공고에 이어 7월 15일 본 공고를 게재했다.
또한 참여 업체들의 상상력과 창의성 등을 평가해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와 계약을 진행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 방식을 고시했다. 사업수행능력 평가(정량적 평가)와 기술제안서 평가(정성적 평가)로 구분해 평가하는데 정량적 평가는 20%, 정성적 평가는 70%를 적용하고, 가격 제안은 10%이다.
문제는 평가위원들의 주관적인 정성평가가 우선협상자 선정을 결정지을 수 있는 만큼 제안서 공모 당시 3배수 평가위원과 최종 평가위원을 참여 업체가 직접 추첨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부정과 비리 의혹을 불식하고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디어아트 사업에 참여를 고민하는 A 씨는 "특정 업체가 내정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제안서 공모에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이 제안서 평가의 불공정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어 "50억대 사업 제안서를 제작하려면 최소 5000만 원 이상의 비용과 시간,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당선자가 이미 결정된 경쟁에 들러리 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며 "평가위원 선정에 따른 공정성 담보를 위해 제안서 참여 업체가 21명의 위원을 우선 추첨한 뒤 최종 평가위원 7명도 추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광양시 관계자는 "여러 업체가 찾아와 ‘이미 선정됐다더라’고 확인하거나 떠보시는 분들이 있었다"면서 "평가위원 선정 방식은 예비 공고 등에서 제안된 것처럼 광양시에서 하는 것이 맞다. 제안서가 퀄리티 있게 잘 준비되어 있다면 참여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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