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영천=최대억 기자] "방학기간 중 공사를 해 학생들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잦은 공정별 계약과 해약, 작업자 변경, 무분별한 공정 변경·시공으로 인해 현장은 해체 철거만 한 채로 개학을 맞았습니다. 더욱이 노임 미지급, 공사비 감액 지급으로 건설기술자로서 설 자리가 없었습니다."
경북 영천지역의 한 여자중학교 외부환경개선 공사 도중, 시공사 측에 불량 시공을 주장하다가 32일 만에 해고된 현장소장 A(61) 씨의 하소연이다.
A 씨는 22일 <더팩트>에 "현장소장으로 근무 중 시공사의 각종 횡포로 인한 피해를 목격하며 분노했다"며 "저는 현장소장으로 현장대리인(대표이사)의 권한을 위임받아 근무하는 중 매일같이 대표와 싸워야 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지난달 7일(면접 후 견적받고 도면 검토 시점)부터 4개월간 계약직 현장소장직을 보장받고 공사에 참여했다가 시공사 대표와의 잦은 마찰로 지난 10일 해고됐다. 일반적으로 건설공사 현장소장은 공기를 마칠 때까지 현장을 지휘한다.
A 씨는 "정상적인 설계 변경 과정에 의한 시공이 아닌 시공사의 편리와 이익을 위한 편법적인 시공으로 부실공사를 하고 책임은 현장소장과 외부로 돌리는 등 과거 공사 부실의 대표적인 사례를 불과 착공 1개월 만에 모두 보였다"고 성토했다.
또 "계약 공사비와 임금을 지급치 않고 부당한 이유로 지급액을 흥정하며 일부를 착취하거나 수급자가 법적인 절차 등으로 2차 피해가 나야 받을 수 있는 건 물론 무분별한 해고 및 일방적인 계약 범위를 타사에 넘기는 등 자사의 경제적 이익에만 집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표적인 예로 해당 시공업체가 돈을 아낀다는 이유로 애초 관수로 설치계획 도면에는 1종 ‘150㎜ PE’ 고급재 연결관을 사용하도록 돼 있으나 ‘PVC 100㎜’ 제품 종류로 승인절차 없이 변경한 것을 꼽았다.
이에 시공업체 대표 B 씨는 "공사 도중 땅을 파보니 통신선 등이 얽혀 있어 안전성 등을 고려해서 일부를 ‘PVC 100㎜’로 사용했을 뿐"이라며 "감독관(영천시교육지원청)에게 승인받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천시교육지원청 측은 배관 교체 건에 대해 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 영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체 사실에 대해) 기억이 안 난다"며 "물 빠지는 데는 지장이 없도록 해달라고 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A 씨는 "건설기술자가 아닌 단순 인부조차 이해되지 않는 작업 지시와 공정순서 장비 투입 요구 등으로 공정이 지연되고 눈가림식 공사와 비용 절감 요소만 찾아 부실공사가 예상됐다"며 "이는 향후 관련 감독 측과 학교의 피해는 물론 공사 관계 전문시공업체 및 기능공들의 피해가 예상됨에 따라 양심선언을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학교는 전문성이 없어 결과만 기다릴 것이고, 이는 학생들의 학업과 안전에 피해를 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저는 공익과 대의를 위해 명예를 걸고 이 시공사를 고발하는 것이며 향후 시공사 측의 어떠한 거짓 주장에 대해서도 팩트 자료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공사 측은 "A 씨에게 현장소장의 자격은 있으나 현장대리인으로서 권한을 준 적이 없다"면서 "저희는 무분별한 공정 변경과 시공으로 시간을 끈 적이 없으며, 오히려 A 씨가 공사 기간을 늘리거나 기능공보다 잡부 사용률이 많아서 다툼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A 씨에게 임금을 체불한 사실이 전혀 없고 오히려 법인카드를 통해 유류값은 물론 지급 권한이 없는 차량 수리비까지 지원하고 20일 정도 근무치를 한 달로 채워 임금을 지급했는데 대체 무슨 목적이 있는지, 왜 이렇게 악의적으로 나오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공사 현장 목격자 등을 확보해서 법적 대응 등도 고려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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