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새마을운동중앙회 인사규정 위반 의혹 수사 착수


인사규정에도 없는 ‘가점’ 도입…업무방해 혐의 등 고소·고발

인사규정과 달리 필기시험 합격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이 담긴 새마을운동중앙회 내부 문건./

[더팩트ㅣ수원=유명식 기자] 새마을운동중앙회가 채용과 관련, 인사규정을 위반한 의혹(<더팩트> 8월 4일 등 보도)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더팩트>의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회 노동조합은 최근 중앙회 간부를 업무방해 교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19일 노조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 "필기시험 탈락자에게 가산점을 부과해 사무국장으로 채용한 것이 사실이라면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앙회 측도 인사를 맡고 있는 직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고 한다.

경찰은 조만간 고소·고발인과 참고인 등을 불러 사실관계 확인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인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중앙회는 지난 3월 시군구새마을회 사무국장을 공개 채용하는 과정에서 인사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더팩트>가 입수한 새마을운동중앙회 내부 문건에는 인사규정과 달리 필기시험 컷트라인을 조정, 2명이 추가 합격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문건에 따르면 중앙회는 같은 달 7일 시군구새마을회 사무국장 15명을 채용하기 위해 필기시험을 치렀다.

필기시험은 지원자 31명 가운데 1차 서류심사를 통과한 2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시자들은 인성검사와 함께 100점 만점이 기준인 일반상식 40문항을 풀었는데, 관문을 통과하려면 50점 이상을 얻어야 했다.

중앙회의 인사규정 시행규칙 제26조는 ‘필기시험 과목 중 1과목 득점이 50% 미만이면 불합격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인성검사를 통과하고, 일반상식에서도 50점을 넘은 응시자는 15명에 불과했다.

이 과정에서 중앙회는 사무총장 A씨의 지시로 인사규정에도 없는 5점 ‘가점’을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식 문제가 어렵게 출제됐다는 게 이유였다고 한다.

이 때문에 B시 사무국장 응시자 3명 가운데 1명은 뜻밖의 면접 대상에 포함돼 최종 합격했다. 애초 3명 모두 탈락 대상이었지만, 내부적인 점수 조정으로 혜택을 본 셈이다.

C군에 응시한 1명도 필기시험 성적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으나 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문건에서 가점을 부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새마을운동중앙회 사무총장 A씨는 "업무를 보는 데 필요 없는 문제가 나왔다"며 "이상하게 어렵게 출제돼 이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 (싶어)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 씨는 "합격자 중에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덧붙였다.

성남 분당에 있는 새마을운동중앙회는 전국 회원 수만 250여만 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민간단체다.

정부는 중앙회 50억 원이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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