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 전 교수, 전남 영광군 기본소득제 공약…어설픈 준비로 군민 불편 초래


민간단체행사보조금 1400억에 자부담 10% 더해 140억 확보
2024년 영광군 세출예산서 행사보조금 70억 사실 오인한 듯

오는 10월 16일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나설 입후보예정자인 장현 전 교수가 매년 수백억대 예산이 투입되는 기본소득제 실현을 위해 지방보조금사업비를 삭감한다는 소식에 관련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영광=문승용 기자

[더팩트 l 광주=문승용 기자] 오는 10월 16일 전남 영광군수 재·보궐선거에 나설 입후보예정자인 장현 전 교수가 매년 수백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기본소득제 실현을 위해 지방보조금사업비를 삭감한다는 소식에 관련 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5일 <더팩트>취재를 종합하면 장현 전 교수는 2025년부터 전 군민에게 연 85만 원, 2030년부터 연 200만 원, 월별로 환산하면 16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전 군민 대상 기본소득제’를 발표했다.

장 전 교수는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제와 한빛원전의 원전세(지역자원시설세), 지방보조금사업비와 농업보조금분야에서 예산을 절감해 기본소득제 재원을 충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재생에너지 이익 공유제 실현'은 산업부와 한전에서 오는 9월부터 2031년까지 재생에너지 신규 발전 사업허가를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해 정부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방보조금사업비 분야에서 예산을 절감해 재원을 충원하겠다는 계획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장 전 교수는 영광군의 각종 단체 행사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금액이 1400억 원 정도 되는데 10%만 자부담하면 14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 전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얼마 전 ‘참전 용사의 밤’ 행사를 하면서 군에서 1000만 원을 주는 데 자부담은 0원이었다"며 "자부담이 0원인 것은 안 된다. 단체에서도 최소한 10%는 자부담을 하고 나서 나머지 90%는 군에다 손을 벌려야지 그게 맞는 거다"고 말했다.

장 전 교수는 이어 "전·현직 공무원들한테 그 의중을 거쳐서 10%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해 그게 140억 원이다"며 "(기본소득제 년 85만원의 사업비) 450억 가는데 300억 원은 원자력에서, (행사보조금 자부담)10% 하면 130억 원, 그 돈이면 영광군민 5만 명에게 85만 원씩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24년도 영광군 세출예산서를 살펴보면 지방보조금사업비 분야 예산 삭감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영광군 2024년도 총예산 6644억 원 중 민간이전사업비는 전체 예산의 16.75%인 1113억 원으로 나타났다. 민간이전사업보조금은 지방재정법 및 지방보조금관리기준의 법령에 따라 예산 편성 운영 기준과 회계 관리에 관한 훈령 규정에 의해 지방보조금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민간경상사업보조 △민간자본사업보조 △민간행사사업보조 △민간단체 법정운영비보조 △사회복지시설 법정운영비보조 △사회복지사업보조 △운수업계보조 등 사업별로 편성되고 집행·관리된다.

지방보조금 사업비는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단체나 개인의 참여를 확대해 제공되는 지원금이다. 지역풀뿌리민주주의와도 깊은 연관성을 갖는 지역민간단체의 법정운영비보조와 복지사업보조, 운수업보조 등의 지원금 삭감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제외한 민간경상사업보조금은 276억 원(4.15%) △민간행사사업보조금 70억 원(1.05%) △민간위탁금 346억 원(5.21%) △민간자본사업보조(자체재원) 61억 원(0.93%) △민간자본사업보조(이전재원) 229억 원(3.46%) △민간위탁사업비 32억 원(0.48%) 등도 당해연도에 삭감하거나 연차별 삭감 계획을 진행하면서 기본소득제 재원으로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고 관련 단체와 개인의 반발에 맞닥뜨려야 하는 심각한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전 교수가 전현직 공무원들과 검토해 나온 민간행사사업보조금은 1400억 원이 아닌 70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 전 교수의 말대로 10% 자부담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7억 원의 예산을 기본소득제 재원으로 충당할 수 있지만 예산 전용을 위한 의회 승인도 넘어야 할 산이다.

영광지역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자부담 10%를 부담하는 제도 도입은 좋지만 충분한 대화와 대안없이 정책을 발표하고 추진한다는 것은 민간단체를 좀먹는 벌레로 취급하는 것과 다를 게 뭐 있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된다"며 "민간단체도 군민이고 기본소득제 또한 군민에게 이로운 정책인데 어설프게 연구하고 준비해서 군민을 현혹하는 즉흥적 정책 제안은 군민의 피로감만 더해 줄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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