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꺼지고 담벼락 균열 책임 두고 주민-성주군 팽팽한 '줄다리기'


주민들 "담벼락 붕괴 위험이 있는데도 성주군이 말장난한다"
성주군 "상수도 공사와 관련 없어…계량기 재시공해도 마찬가지"

성주군의 상수도 공사 후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공사 전인 2019년 2월(왼쪽)과 공사 후인 2020년 4월(오른쪽) 구글맵 사진을 공개하며 성주군 측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상수도 공사 전후인 2018년 12월 사진(왼쪽)과 2023년 4월 사진(오른쪽)을 제시하며 지반침하가 심해 올해 초 성주군이 시멘트로 메우는 작업을 했다고 주장했다.

[더팩트ㅣ대구=김민규 기자] 경북 성주군이 시행한 상수도 공사 후 담벼락이 갈라지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주민들과 상수도 공사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군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성주군 상수도공사 후 땅 꺼지고 담벼락 갈라지고'(<더팩트> 7월 31일자 보도) 기사가 나간 뒤 주민들은 성주군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더욱 목소리를 높여 반박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담벼락 붕괴 위험이 있는데도 성주군이 말장난을 한다"며 "경북도 감사관실을 통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성주군은 지난달 31일 <더팩트> 보도와 관련해 "담벼락 균열의 경우 상수도 공사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공사 당시 군청 측에서 균열 확인 후 '담장이 약해서 무너질 수 있으니 담장이 무너지면 새로 해주겠다'고 했지만 정작 균열이 심해지니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주민들은 구글맵을 통해 공사 전후의 담벼락 사진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성주군은 "구글 사진에 봐도 2014년부터 금이 간 게 확인돼 상수도 공사와 크랙은 관련이 없는 걸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주민들은 상수도 공사 후 계량기에 물이 넘치는 현상에 대해 '주택가 인근에 논이 있기 때문에 계량기에 물이 차 있는 것'이란 성주군의 입장에 대해서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사 후 계량기에 1년 내내 물이 차올라 있고 겨울에는 계량통 자체가 얼어붙는 상황이다"며 "인근 논 물길 때문에 계량기에 물이 찬다면 왜 옆집의 계량기에는 문제가 없는지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현상들이 군청과 상관이 없다면서 왜 문제가 생기면 재시공해 준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명분으로 해준다는 것인지도 되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주민들과 성주군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 구역이 마을을 잇는 주요 도로인 데다 보행자와 차량이 수시로 오가는 곳이라는 점이다. 자칫 붕괴 사고가 일어날 경우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것이다.

실제로 성주군은 지난달 31일 인근 지점에 대해 "해당 구역 지반이 약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주민들은 "수도업자나 관련자들도 모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왜 군청에서만 모른 척하는지 모르겠다"며 "자신들과 상관은 없는데 '문제가 생기면 해결해 주겠다'는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성주군 관계자는 "계량기 시공을 요청하면 재시공을 통해 옮겨는 주겠지만 지하수 능선 때문에 옮겨도 계량기에 물이 새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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